검찰, ‘인사비리’ 전현직 경찰 7명 기소
전직 치안감·총경 등 3명 구속기소
승진·채용 청탁대가 뇌물 수수 혐의
경찰의 승진인사와 채용청탁을 받고 뇌물을 주고 받은 전·현직 경찰관 7명이 무더기로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들의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등 증거물을 은닉한 휴대전화 판매업자 1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대구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부(박철 부장검사)는 7월 31일 경찰관의 승진 인사 및 채용 관련 금품 수수 사건 수사 결과, 제3자뇌물취득 혐의로 전 치안감 A씨 등 전·현직 경찰관 7명과 증거인멸·증거은닉 혐의로 휴대전화 판매업자 1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 승진 인사 및 채용과 관련된 경찰관은 총 7명이며 A씨, 전 총경 B씨, 현 경감 C씨 등 3명은 구속 기소됐다. D씨 등 4명의 전·현직 경감들은 불구속 기소됐다.
A씨는 2021년 1월부터 2022년 12월 경감 승진을 앞두고 있는 현직 경찰관들의 청탁을 받고 지방경찰청장 등 인사권자에게 전달할 명목으로 총 34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1년부터 2023년 1월까지 지방경찰청장(치안감)을 역임하고 퇴직 후 ‘브로커’로 활동한 A씨는 자신의 경찰대학교 후배들이 지방경찰청장 등 중요 보직에서 근무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그들과 자주 연락을 하면서 자신의 인맥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경감승진을 앞둔 3명의 현직 경찰의 승진부탁을 받고 경감으로 승진하자 인사권자에게 전달한다며 각 1000만원씩 3000만원을 받았다. 또 전직 경찰로부터 아들의 순경채용 부탁을 받고 합격하자 같은 이유로 4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승진 인사 청탁 명목으로 지방경찰청장 등에게 전달해 달라며 각 1000만원씩을 교부한 현직 경감 3명(각 직위해제 중)을 제3자뇌물교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A씨에게 경찰관 인사 청탁을 한 후 경찰관으로부터 받은 뇌물을 전달해 주고 자신의 아들 경찰관 채용 청탁 명목으로 400만원을 교부한 전직 경감 D씨를 제3자뇌물취득 및 제3자뇌물교부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B씨는 경찰서장으로 근무하며 팀장으로 근무 중이던 C씨(직위해제 중)로부터 경감 승진에 대한 청탁을 받고 대가로 1050만원을 수수한 혐의(뇌물수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또 수사 대상자들과 함께 형사사건의 증거물인 휴대전화를 폐기하거나 은닉하고 그 대가를 지급받는 등 사법행위를 방해한 휴대전화 판매업자 1명을 증거인멸 및 증거은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경찰 인사와 관련 ‘브로커’가 활동하면서 승진을 청탁해 주고 그 대가로 거액의 금품이 전달된다는 제보가 있었으나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뇌물 범죄의 특성상 실체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신속한 압수수색으로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해 경찰 인사비리의 실체를 규명했다”며 “기소된 범죄자들이 죄에 상응하는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경찰관 인사 청탁 명목 뇌물 비리와 관련된 남은 의혹들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선일·최세호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