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9월 금리인하 시사…글로벌 증시 상승
파월 “고용시장 둔화 … 정치 중립적 결정” 강조
국채 금리·달러 큰 폭 하락 … 9월 인하 선반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고용시장 둔화를 강조하며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도 연준은 정치 중립을 강조했다. 이에 주식시장과 채권, 외환 시장 등은 9월 금리인하를 선반영하는 분위기다. 뉴욕증시는 3대 지수 모두 강세로 마감했고 국채 금리와 달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 연준은 전일(현지시간) 개최한 7월 FOMC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8회 연속 만장일치 동결했다. 하지만 성명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연율 2% 달성과 관련해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고용증가가 완만해졌고 실업률이 아직은 낮지만 상승했다”고 평가하는 등 고용시장을 이례적으로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물론 연준 인사들이 금리인하 명분으로 제시했던 고용시장 둔화를 FOMC 성명서를 통해 재차 확인시키면서 9월 금리인하에 대해 분명한 시그널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의 정책전환 예고는 통화정책 결정문의 미묘한 문구 수정에도 담겨 있다. 우선 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 ‘높은’(elevated) 대신 ‘다소 높은’(somewhat elevated)로 바꿔 표현 강도를 누그러뜨렸다.
연준은 또 “인플레이션 위험에 고도의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기존 표현을 “두 정책 목표 양측의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바꿨다. 그동안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 방점을 둬왔다면 이제는 고용 유지에도 동일한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7월 FOMC 회의의 핵심단어는 고용으로 이번 회의는 고용에서 시작되어 고용으로 끝나는 등 ‘고용시장 둔화’ 강조를 통해 충분히 금리인하 시그널을 던져주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검증(test) 조건이 충족될 경우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이르면 9월 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9월 금리인하가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고 말하는 등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그는 검증 조건과 관련해 “데이터 포인트(data point)에 의존해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며 위원회가 특정한 데이터 한두 개 발표에 반응해 정책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임을 특히 되풀이해 강조했다.
이어 9월 인하 조건의 구체적인 예시도 제시하며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거나 기대 경로에 맞춰 둔화하는 가운데 경제 성장세가 강하게 유지되고 고용시장 상황이 현 수준에서 유지된다면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추가 데이터 확인을 강조했지만, 물가가 안정되고 고용시장이 현 수준에 머문다면 9월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연준이 금리인하를 해선 안 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연준은 절대적으로 정치 중립적으로 남을 것”이라며 “우리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 어떤 정치적 결과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우리의 정책 수단을 절대로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에서는 9월 인하 베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2%, 나스닥 2.6%, S&P500 1.6%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4.23%로, 하루 전 대비 12bp(1bp=0.01%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지난 2월 초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채 10년물 금리도 4.03%로 전일보다 11bp 하락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1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0.6% 상승세로 장을 출발했다. 코스닥은 전일대비 0.54% 오름세로 출발해 1.3% 상승하며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원 하락한 1368.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