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전국 지자체에 ‘불똥’
경기도, 투어패스 구매자에 환불
지자체 소상공인 티몬 입점 연결
지역별 피해상황 파악·긴급 지원
‘티몬·위메프(티메프)’ 대규모 정산지연 사태의 피해여파가 지방자치단체로도 확산되고 있고 있다. 적지 않은 지자체들이 지역업체의 온라인판로 확대를 위해 티몬 입점을 연결해주고 할인행사 등 협업을 해왔기 때문이다. 통합관광상품권을 티메프에서 판매한 경기도는 전액 환불 조치에 나섰고 경북도는 재해 상황에 준해 피해기업에 긴급 자금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른 지자체들도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피해상황을 파악하느라 분주하다.
경기도는 1일 티몬·위메프에서 경기투어패스 상품권을 구매한 소비자 전원에게 소비자가 원할 경우 전액 환불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경기투어패스는 광명동굴 쁘띠프랑스 안성팜랜드 허브아일랜드 등 도내 116곳의 관광지와 31곳의 카페·디저트 가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통합관광상품권으로 티몬과 위메프를 비롯한 19개 오픈마켓에서 판매를 해왔다.
도 집계에 따르면 6월 3일부터 7월 18일까지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판매된 경기투어패스는 모두 1890매다. 이 가운데 이미 사용한 1059매를 제외하고 637매는 티메프측에 환불 요청이 접수됐으며 나머지 194매는 환불 접수가 안된 것으로 파악됐다. 도와 판매대행사가 파악한 환불 금액은 166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환불안내 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발송했고 경기관광공사에서 환불 자금을 제공하고 추후 티메프측에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북의 경우 티메프 입점 중소기업의 피해금액이 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경제통상진흥원 온라인플랫폼 판매지원사업을 통해 티몬(164곳)과 위메프(235곳)에 입점한 도내 중소기업은 399곳이다. 이들 가운데 지난달 31일까지 파악된 피해기업은 45곳(62억원), 개별 입점해 피해를 입은 기업은 3곳(42억원)이며 피해금액은 모두 104억원에 달한다. 전북관광투어패스 가운데 해당 플랫폼을 통해 판매된 금액 중 875매에 대해 취소·환불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전북도는 피해기업에 이달 중 기금운용심의위원회를 거쳐 특별 경영안정자금 융자 및 이차보전 등 지원책을 마련하고 심사평가를 최소화해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재해 피해에 준한 긴급 유동성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도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피해 상황을 파악해 판매대금 미정산으로 자금유동성 위험이 큰 중소기업에 중소기업운전자금 300억원을 융자하고 소상공인에게는 소상공인육성자금(경북버팀금융) 100억원을 융자하는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재해 발생 시에는 지자체를 통해 ‘재해중소기업확인증’ 또는 ‘피해사실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 사태는 ‘피해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도는 정부의 긴급지원 추진에 근거한 적정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얘기치 못한 피해였던 만큼 재난재해와 같이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지자체 외에도 광역·기초지자체 10여곳이 티메프 정산지연 관련 피해 현황을 파악 중이다. 그동안 티메프와 지역농가 농수산물 판매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부와 지자체들이 자본잠식 상태였던 티메프에 대한 검토 없이 소상공인들의 입점·판매를 연결해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사태 소상공인 피해대책 간담회’에서 “중기부 해수부 등 정부부처와 부산 인천 용인 등 지자체 산하기관이 자본잠식 상태였던 티메프를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예산을 들여 소상공인들에게 중개한 만큼 선구제 후 구상권 청구 원칙으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히고 그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말했다.
곽태영·이명환·최세호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