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해리스-트럼프 초박빙 접전

2024-08-05 13:00:01 게재

CBS, CNN, 더힐 조사서 엎치락뒤치락 … 경합주마저 오차범위 내 승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최근 선수교체로 민주당 대선 후보에 오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해리스가 앞서는 곳과 트럼프가 앞서는 곳이 엇갈리지만 지지율 차이는 모두 오차범위 안에 있는 정도로 초박빙이다.

CBS뉴스와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2일까지 유권자 31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4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전국 단위 지지율은 50%, 트럼프 전 대통령은 49%로 오차범위(±2.1%) 내에서 앞섰다.

특히 대선 승패를 좌우할 7개 경합주의 지지율은 50% 대 50%로 동률이었다. CBS뉴스는 경합주별 지지율도 추산했는데 이 결과도 초박빙이었다. 두 후보는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3개 주에서 지지율이 같았다.

해리스 부통령이 네바다에서 앞섰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위스콘신,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지지율이 더 높았지만 모두 오차범위(±4%) 안이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자 인도계 흑인인 해리스가 바이든을 대체해 민주당 후보가 된 이후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한 양상을 드러냈다.

지난달 18일 조사에서 흑인 유권자의 58%만 이번 대선에서 확실히 투표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그 비율이 74%로 크게 늘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였을 당시 그를 찍겠다고 한 흑인 유권자가 73%였는데 해리스의 경우 그 비율이 81%로 집계됐다.

성별 지지율을 보면 남성은 해리스 45%·트럼프 54%, 여성은 해리스 54%·트럼프 45%로 각각 나타났다.

CBS뉴스는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의 남성 지지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여성에게서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18일 조사와 비교하면 정당별 적극 투표층은 민주당 81%→85%로 소폭 상승했고, 공화당 90%→88%로 줄어들면서 양당의 격차가 좁혀졌다.

주요 질문에서 ‘미국이 흑인 여성을 대통령으로 뽑을 준비가 됐냐’는 질문에는 68%가 ‘그렇다’, 32%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인지력을 갖췄느냐’는 질문에는 64%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그 비율이 51%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활력 있고, 집중력이 있으며, 유능하다고 평가했으며, 강인함과 업무추진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아울러 주요 관심사인 경제 상황 개선과 불법 입국 차단의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잘할 것으로 전망했다.

CNN이 최근 4개 여론조사를 평균한 결과에서는 트럼프 지지율 49%, 해리스 지지율 47%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약간 앞섰으나 그 격차가 2% 포인트에 불과했다.

또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국 단위 여론조사 97개를 평균한 결과에서도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46.5%, 47.6%의 지지율로 트럼프가 약간 앞섰지만 지지율 격차는 1.1%포인트에 불과했다.

초박빙 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양측의 선거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해리스는 트럼프를 싫어하는 중도 성향의 공화당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AP통신과 NBC뉴스 등에 따르면 해리스 선거캠프는 4일(현지시간) ‘해리스를 지지하는 공화당원’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서 표를 준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공화당 인사들과 함께 이번 주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에서 유세할 계획이다.

이에 반해 트럼프는 경제 문제에 무게를 실었다. 트럼프 후보는 4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선되면 2주 내에 중국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등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되살리기 위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까지 가졌던 것보다 더 많은 자동차 관련 일자리를 갖게 될 것”이라면서 “관세를 통해 그런 것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싼 가격으로 중국산 자동차를 수입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말함으로써 중국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지금 바이든은 중국차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려고 한다. 그는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금(관세)을 부과하려고 하는데 그것으론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는 그러면서 “카멀라 해리스가 당선되면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모든 자동차를 만들 것”이라면서 “그들(중국과 다른 나라들)은 최대 규모 자동차 공장들을 짓고 있다”고 경고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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