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습도 더해지면 사망률도 상승? ‘글쎄’
기후적응 위해 분야별 연계 중요
‘폭염에 습도까지 더해지니 죽겠다.’
연일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그만큼 습도로 인해 우리가 느끼는 더위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사망률 등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습도가 최근 과학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다. 생리학자들과 역학자들 사이에 습도에 따른 위험과 관련한 분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5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기사 ‘습도가 열을 더 치명적으로 만들까? 과학자들은 의견이 엇갈린다’(메러디스 워드먼 과학전문기자)에 따르면 습도가 위험을 증가시키지만 인구 전체 사망률 분석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생리학자들은 습도가 높을수록 신체가 온도 유지가 어려워지고 열사병을 억제하기 힘들다는 연구 결과들을 내놨다.
하지만 역학자들은 다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국립환경보건원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환경 보건 전망’에 실린 ‘고온과 사망률의 연관성에서 습도의 역할: 다국가, 다도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습도와 사망률 사이에는 사실상 관련이 없었다. 습도가 높을수록 고온으로 인한 생리적 스트레스는 커졌지만 사망률과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 이는 24개국 445개 도시의 날씨와 사망률에 대한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다. ‘국제 기후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limatology)’에 실린 논문 ‘열 관련 사망률을 모델링하기 위한 최적의 열 스트레스 지표는 국가마다 다르다’에서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국제 학술지 ‘환경 보건 전망’의 ‘열 관련 건강 결과에서 습도의 역할: 격렬한 논쟁’ 논문에서는 “습도에 대한 이러한 상충되는 견해를 조화시키는 것이 변화하는 기후에서 중요하다”며 “지구 온난화에 따른 습열 증가 속도와 유형은 온도만의 증가 속도와 유형이 확연히 다르므로 현재와 미래의 극심한 더위에 대한 적절한 적응을 선택하려면 습도가 열 관련 건강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