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6G 시대에도 글로벌 통신강국으로
이동통신 기술의 변화를 이야기할 때 ‘세대(Generation)’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기술의 진화가 사회적 변화를 동반하는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아날로그 시대(1G)에서 디지털 시대(2G)로, 영상통화 시대(3G)를 거쳐 손안의 인터넷 시대(4G)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체험해왔다.
통신업계는 이제 5G를 넘어서 6G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LTE 시대 스마트폰 일상화를 거쳐 고속의 데이터 소비에 익숙해진 사용자,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확산된 비대면 환경, 생성형AI 기술의 폭발적 영향력이라는 사회적 변화를 담는 것으로 6G는 더 이상 통신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 기술이 될 것이다.
6G 표준 선점을 위한 우리의 노력
우리나라는 수십년간 통신 기술 발전을 통해 통신강국으로 자리매김해왔다. 1980년대 전화교환기(TDX) 개발, 1996년 세계 최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상용화, 2012년 LTE 전국망 구축 등으로 주목받았다. 이제 우리는 다가오는 6G 시대를 맞아 다시 한번 디지털 기술패권을 선점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때다.
국제 표준화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는 6G를 IMT-2030으로 명명하고 ‘AI와 센싱을 결합해 지속가능한 초공간 지능형 네트워크’로 정의했다. 이를 위해 AI 통신, 센싱 결합 통신, 그리고 유비쿼터스 연결 서비스를 제안하고 지속가능성 등 6G 시스템이 갖추어야 할 설계원칙과 성능지표도 제시했다. ITU는 2030년에 IMT-2030 기술을 정의하는 국제표준을 완료할 예정이다.
ITU가 6G 개념을 정의하면 국제민간표준화기구(3GPP)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한다. LTE와 5G 같은 이동통신 기술의 세부기술들을 3GPP가 만든 것이다. 3GPP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비롯한 전 세계 표준화단체들이 공동으로 1998년도에 설립한 단체로 3GPP 표준은 각 국가와 지역에 상관없이 채택되어 글로벌 상호호환성을 갖춘 표준이 된다.
우리나라는 5G 기술패권 경쟁에서 세계 최초 상용화를 이루어내며 통신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6G 또한 핵심기술 확보와 표준화 선제 대응 등을 추진하며 기술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G 소사이어티’를 출범, 6G 표준 선점과 발 빠른 상용화 기술 확보를 위한 협력의 장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이동통신 및 위성통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상호 간 시장과 기술특성에 대한 이해, 그리고 유기적 결합을 위한 노력 등을 강조했다.
3GPP에서 제안할 6G 표준은 AI 네이티브 네트워크, 지속가능성 등 6G 핵심 지표를 고려하고 위성망과의 결합도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표준화의 속성상 이해관계자 간의 공통 이해를 도출하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산학연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6G 시대에도 기술 표준 주도해야
6G는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는 초공간 네트워크 시대를 열 것이다. 홀로그램 확장현실(XR) 자율주행 등 5G에서 시작된 서비스도 더욱 발전하여 일상화될 것이다. 특히 재난상황에서도 통신이 연결되고, 통신 장비나 기기의 에너지 소비 절감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등 현대 사회의 이슈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다. 6G는 전세계인의 일상에 영향을 주는 디지털 인프라가 될 것이다.
TTA는 정부와 산업계의 R&D 전략을 기반으로 6G 표준화 협의체부터 ITU-R 국제회의 대응까지 전방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로 지난해 11월에는 6G 서비스 요구사항과 주요 성능지표를 정의한 ITU의 6G 비전 권고 수립에 이바지했다.
이제 6G 표준화 논의가 본격화되면 3GPP는 첨예한 기술표준 전쟁터가 될 것이다. 3GPP가 주도하는 6G 기술워크숍이 내년 3월 한국에서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는 ITU의 IMT-2030 요구사항에 맞춰 글로벌 산업체들이 3GPP에서 개발할 6G 시스템에 대해 최초로 논의할 예정이다. 여기서 승기를 잡는 것이 향후 10여 년간 6G 시장의 승패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TTA를 포함한 산업계는 6G 기술표준의 방향성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3GPP 기술총회 의장 진출, 6G 관련 표준특허 확보 등 주요 성과를 이루어 진정한 디지털 6G 시대에도 통신 강국의 위상을 이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