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유통 조작’ 위메이드 전 대표 기소
검찰 “허위 발표로 주가 차익” … 사기는 무혐의로 판단
지난 2022년 가상화폐 위믹스(WEMIX) 유통량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정 전 대표와 게임업체 위메이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장 전 대표는 2022년 1월부터 2월까지 가상화폐 위믹스 유동화를 중단하겠다는 허위 발표로 차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2020년 6월 위메이드는 게임에서 얻은 게임머니를 기초로 한 가상화폐 위믹스를 발행하고 같은해 10월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발행하면서 블록체인 게임사를 표방했고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 가격은 연동됐다.
위메이드의 사업은 순탄해 보였다. 위믹스를 유동화하면서 2900억원의 현금을 마련했고, 이 돈으로 다른 게임회사를 인수했다.
문제는 유동화를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위메이드가 사전 공시없이 위믹스를 매각해 현금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위믹스 가치는 떨어졌고, 위메이드 주가 역시 하락했다. 2022년 1월 11일 위믹스 가격은 1만405원이었지만 27일 6874원으로 40% 가까이 떨어졌다. 위메이드 주가 역시 같은 시기 14만9000원에서 12만6600원으로 하락했다.
주가와 가상화폐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장 전 대표는 ‘위믹스 코인 유동화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같은해 2월 9일에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현재는 위믹스 유동화를 중단한 상태이며, 향후 위믹스를 유동화할 경우 자사주 매입 공시처럼 수량, 금액, 기간, 자금 활용 계획까지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장 전 대표의 발표와 달리 위믹스의 유동화가 지속됐다고 보고 있다.
대표이사 재신임을 앞두고 있던 장 전 대표가 스톡옵션 행사를 위해서라도 회사 주가와 가상화폐 시세를 방어할 필요가 있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다만 구체적인 위메이드의 이익액에 대해서는 추산하지 못했다.
단순히 허위 발표만 문제가 된 게 아니다. 검찰은 투자자들의 고소를 받아 수사를 하면서 가상화폐 발행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들여다봤다.
검찰은 장 전 대표가 은밀한 방식으로 3000억원 어치의 가상화폐를 추가로 현금화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상화폐를 펀드에 투자하고, 스테이블 코인으로 회수한 점, 스테이블 코인을 대출받으며 위믹스 코인을 담보로 제공한 점 등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스테이블 코인은 기존 화폐에 고정가치로 발행되는 것으로 1개 스테이블 코인은 1달러와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장 전 대표의 유통 중단 발언에도 위믹스 유통량이 증가했고, 당초 거래소에 제출한 코인 계획유통량을 초과했다. 결국 거래소는 2022년 12월 위믹스에 대해 거래지원종료(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검찰은 장 전 대표 등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지만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없다고 보고 무혐의 처분을 했다. 장 전 대표가 투자자들의 위믹스 매수대금을 가로채지는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한 주식 및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위메이드 발표를 믿고 투자한 것”이라며 “회사 이익을 위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무너뜨린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