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 승부수 던진 한 대표

2024-08-06 13:00:25 게재

당직 인선도 ‘중수청 스타일’

여연원장, 3선 유의동 급부상

박정하·김종혁과 ‘트리오’ 기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질 때부터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층)’으로의 외연확장을 강조했다. 보수층·영남권·노령층이라는 전통적 지지층만으로는 전국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으로 읽혔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승리 직후 “우리는 외연을 확장해야 하고 그래야 이길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대표의 ‘중수청’을 겨냥한 승부수는 그가 완성해가는 당내 인선 곳곳에서 발견된다.

대화하는 한동훈-유의동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월 5일 서울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유의동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러닝메이트로 장동혁(충남 보령시서천군·54) 의원과 진종오(비례·44) 의원, 박정훈(서울 송파갑·53) 의원을 내세웠다. 수도권과 청년층을 겨냥한 선택으로 읽혔다.

대표에 당선된 뒤에는 박정하(강원 원주갑·57)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앉혔다. 박 의원은 당내 대표적인 중도개혁 성향 인물로 꼽힌다. 특정이념과 계파에 편향되지 않는 합리적 처신으로 호평을 받는다. 김종혁 지명직 최고위원은 경기 고양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언론인 출신인 김 최고위원은 평소 소신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 대표가 당 변화의 시금석으로 삼고 있는 여의도연구원장에 수도권 3선 출신 유의동(경기 평택병·52) 전 의원이 유력하게 급부상하는 것도 ‘중수청’ 승부수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여의도연구원을 명실상부한 보수정치권의 싱크탱크로 만들어 ‘중수청’ 공략의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에서는 드물게 수도권에서 3선을 지낸 유 전 의원은 4.10 총선 당시 당 정책위의장과 공약개발본부장을 맡아 △범죄 피해자를 위한 ‘안심주소’ 도입 △결혼시장에서의 스·드·메(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 불합리한 거래관행 개선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쏟아내면서 “민생을 아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중도개혁 성향의 유 전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장에 발탁되면 박 비서실장·김 최고위원과 함께 ‘중수청’ 공략을 이끌 ‘트리오’로 활약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유 전 의원은 21대 국회 막바지에 ‘채 상병 특검법’에 찬성하는 소신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여권 인사는 6일 “한 대표가 중수청으로의 외연확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 인선을 놓고 ‘친윤 색깔 빼기’ ‘친정체제 구축’이란 해석이 나오지만 중용되는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중수청’을 노린 포석으로 이해하는 게 정확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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