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과반 “이스라엘 방어 미군파병 안돼”
반대 여론 55%-찬성 41%
2010년 이후 찬성 최저치
미국 국민 대다수가 이스라엘이 주변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군을 파견해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데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hicago Council on Global Affairs)가 이날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주변국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경우 미국인의 55%가 미군 파병에 반대하며 41%만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55%가 파병에 찬성한 반면,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은 각각 35%만 지지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21일~7월 1일 전국 성인 105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표본오차 ±3.2)%으로 이뤄졌다.
하마스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실시된 조사이지만, 하니예 피살로 이란의 군사적 보복 예고와 헤즈볼라 등 이란 대리세력의 가세 등 이스라엘을 둘러싼 다양한 위협이 도사리는 가운데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고 WP는 짚었다.
이 신문은 “이스라엘 주변국의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한 미군 파병을 지지하는 미국인의 비율(41%)은 2010년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가 해당 질문을 처음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010년엔 미국인 47%가 파병을 지지했고 2012년엔 49%, 2014년에는 45%가 지지했다. 이후 2015년, 2018년, 2021년에는 53%가 지지해 과반을 넘겼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주체를 ‘이란’으로 특정해 제시한 질문에도 56%가 미군 파병에 반대했고, 지지한다는 답변은 42%에 그쳤다.
최근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에 대비하는 것을 돕기 위해 중동과 유럽에 군사 자산을 재배치했다. 지난 4월 이스라엘이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외교 공관을 공격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이스라엘의 방어에 도움을 준 것은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었다.
WP는 “이스라엘에 대한 적국의 공격에 대해 미군을 지상에 파병하는 문제는 최근 실질적으로 논의되지 않았지만, 이는 미국 대중들에게 민감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의 이번 조사 결과는 가자 지구 전쟁에서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3만9653명에 이르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대중의 인식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다른 여론조사들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지난 3월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55%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반대하고 36%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 갤럽 조사에서 찬성률이 50%였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