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인턴십 중시하는 일본 취업시장
일본에서는 취업 전에 인턴십을 경험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생들에게 인턴십이 필요하게 된 배경에는 대학교육에 대한 요구와 취업시장의 변화를 들 수 있다. 과거에는 지식습득이 목적이었던 대학교육이 이제는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게 되었다. 또한 취업시장에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이전보다 다양해짐에 따라 실무경험과 높은 직업의식을 갖춘 학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경제단체연합회가 2022년에 발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기업이 대졸자에게 기대하는 능력은 ‘과제설정 및 해결능력’이 80.1%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논리적 사고력’(72.3%)‘창조력’(42.6%)‘경청력’(35.9%)‘발신력’(35.1%)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학에서 수업 등을 통해 향상될 수 있는 ‘정보활용능력 및 데이터 분석능력’과 ‘외국어능력’은 각각 13.8%와 4.5%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취업시장에서 기업이 원하는 인재 수요 변화 등이 배경
주식회사 디스코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70% 이상의 기업이 인턴십을 실시하고 있으며, 90% 이상의 학생들이 인턴십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 인턴십은 홍보활동의 일환으로만 진행되었으며, 인턴십을 통한 채용이나 인턴 십을 통해 얻은 학생 정보를 채용에 활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하지만 2025년 졸업생부터 규칙이 개정돼 인턴십은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되게 됐다. 이중 유형 3(범용적 능력, 전문 활용형 인턴십)과 유형4(고도전문형 인턴십)로 분류되는 커리어 형성 지원형 인턴십의 경우 채용과 연계해 인턴십을 실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디스코가 2021년 졸업예정인 대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1월 1일 기준 취업의식 조사 ’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 현재 취업이 예정된 학생 중 78.2%가 인턴십에 참여한 기업으로부터 내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의하면 인턴십에 참여한 학생 중 90.2%가 기업으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연락을 받았다. 구체적으로는 인턴십 참가자 한정 세미나, 조기심사 안내 등이었다. 1월 1일 기준 조기심사를 받은 학생의 72.4%가 인턴십 참여 기업의 본심사를 받은 것을 고려하면 인턴십 참여가 취업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2023년 4월 10일 일본정부는 취업활동 일정을 수정해 전문성이 높은 인재의 심사 개시를 대학 3학년이 끝나기 이전 봄방학으로 앞당긴다고 발표했다. 전문인재 선발 시기를 봄방학으로 정한 것은 학업에 우선순위를 두는 대학을 배려한 것이다. 기존보다 3개월 정도 앞당겨지는 것으로 전형시에는 유형 3의 인턴십(범용적 능력, 전문 활용형 인턴십) 중 학생의 전문성을 중시하는 ‘전문 활용형’ 인턴십에 참가한 걸 조건으로 하고 있어, 인턴십이 채용심사의 판단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방향이 구체화되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인턴십 등을 통한 전문성 높은 인재에 대한 채용 일정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채용일정 수정으로 인해 심사시기가 앞당겨져 실질적인 심사의 조기화 장기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여전하다. 인턴십이 학생들의 전문성 습득을 위한 대학 등에서의 학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산관학이 계속해서 조율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화 따른 노동력 부족시대 대안으로 주목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장래 노동력 부족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에서는 노동력 확보의 수단으로 인턴십의 중요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에는 중도채용자를 위한 인턴십 등 기존과는 다른 다양한 형태의 인턴십이 실시되고 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장래 노동력 부족이 염려되는 한국 기업에 있어서 일본기업이 실시하고 있는 인턴십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닛세이기초연구소 상석연구원아지아대학교 특임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