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도 공보의·군의관 파견
경증자 응급실 찾으면 부담 ↑
최근 응급실을 찾은 경증환자가 3주째 늘어나고 있어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응급 환자가 아닌데도 권역·지역 응급센터를 찾을 경우 의료비 부담을 늘릴 예정이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8월 첫째주 평균 응급실 내원환자 수는 1만9521명으로 평균의 109% 수준이다.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1~2등급의 중증환자는 일주 전보다 6.9% 증가한 1481명이다.
그런데 비중증환자도 같이 늘었다.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환자는 4.7% 증가한 9527명, 평균 117% 수준이다. 경증환자는 8513명으로 9.7%나 늘었다. 평균의 103% 수준이다.
전공의 공백으로 경증환자의 응급실 이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해 왔으나 최근 들어 이뤄지지 않은 곳들이 늘어난 셈이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최근 응급실을 찾는 비중증환자가 늘어 평시 수준을 웃돌고 있고 응급실 부담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복지부는 △응급실 전문의 인센티브 지원 △신규·대체 인력의 인건비와 당직 수당을 지원해 전문의 이탈을 막고 전문의가 부족한 권역·지역응급센터에는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을 배치한다.
정 실장은 “군의관 250명, 공보의 184명 정도가 주로 상급종합병원에서 파견 근무 중인데, 파견 기간이 지나는 공보의 군의관을 응급의료 쪽에 핀셋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 응급의학과와 국립중앙의료원 등 주요 공공의료기관의 전문의 정원을 추가로 확보하고 국립대 의대 교수를 증원할 때 응급의료 등 필수의료 과목의 정원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권역응급센터가 중증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게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이하 환자는 지역 응급센터·기관으로 이송한다. 경증 환자가 권역응급센터를 찾거나 비응급환자가 권역·지역응급센터에 오면 의료비 본인 부담을 단계적으로 올려 환자를 분산한다.
정 실장은 “현재 응급의료 체계가 잘 유지되고 있지만 무너지면 안 되니 응급실에 안 가도 되는 환자가 가는 경우 본인 부담을 늘리려고 한다”며 “의료비 수준을 정할 때 국민들께 충분히 알리고 의견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도 환영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경증·비응급 환자에 대한 본인 부담 상향, 중증 응급환자와 야간 진료에 대한 보상 강화 등은 학회가 오랫동안 주장해온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응급의학회는 “정부의 응급의료대책은 자신이나 가족에게 급성 질환과 중증 외상이 닥쳤을 때,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올바른 방향임을 깊이 이해해달라”며 “응급의료인력에 의한 중증도 분류와 판단을 존중하고 신뢰와 격려”를 당부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