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탓”… KDI, 올해 경제성장률 2.6%→2.5% 하향조정
고금리 장기화에 내수부진, 성장 발목
3개월 연속 내수부진을 우려하던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가 결국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1분기 ‘깜짝 성장’에 고무된 정부가 너무 낙관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0.1%포인트(p) 하향했다.
하향 조정의 주된 근거는 예상보다 부진한 내수다.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은 기존 전망을 상회하겠지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분야의 내수 증가세가 기대를 밑돌 것이란 게 KDI의 진단이다. 내수부진의 이유로는 고금리를 꼽았다. 높은 금리 수준이 소비와 투자 관련 지표의 개선을 막으면서 전체 경기를 무겁게 누르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KDI는 고금리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경기가 크게 살아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특히 내년 경제성장률을 올해(2.5%)보다 0.4%p가 낮은 2.1%로 예측한 것에도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반영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KDI는 소비·투자를 주요 축으로 하는 내수 부진의 핵심 원인이 고금리라는 점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앞서 KDI는 ‘7월 경제동향’에서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내수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데 이어, 전날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도 “고금리 기조 속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개한 ‘2024년 경제전망 수정’에서도 KDI는 고금리의 위험성을 내세웠다. 이번엔 “국내 물가 및 경기 상황에 비해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며 내수 회복이 지연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향 안정화하는 추세가 눈에 띄는 만큼 한국은행이 더 이상 기준금리 인하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KDI는 이번 전망에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낮췄다. 지난 5월에 발표한 직전 전망에서는 2.6%을 제시했는데, 이번에는 0.2%p 내려잡은 2.4%로 예측했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상승률도 종전(2.3%)보다 낮은 2.2%로 내다봤다. 내수 부진과 국제유가 하락을 모두 반영했다는 것이 KDI 설명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