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정의기억연대에 패소한 ‘수요시위 보호 요청 진정 기각 결정 취소’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9일 인권위는 “법원 판단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인권위법 제정 취지와 위원회 운영 관행, 1심 법원 판단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법무부 장관의 항소 포기 지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의연 등은 2022년 1월 수요시위 주변에서 벌어지는 혐오 시위를 멈추게 해달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하지만 인권위 침해구제 제1위원회는 2023년 8월 진정을 기각했다.

인권위법은 소위원회 회의를 위원 3명 이상의 출석과 3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한다. 소위원회는 3명 이상 5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소위에 3명의 위원이 참여해 논의한 뒤 1명이라도 인용 의견을 낼 경우 기각이나 각하를 하지 않고 전원위원회에 회부해왔다. 인권침해 진정 사건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소위 결과 2명이 기각 의견, 나머지 1명이 인용 의견을 내놨다. 평소 같으면 전원위에 회부해야 하는데 소위원장이 기각 결정을 했다. 기각 의견이 더 많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의연은 인권위법을 위반한 결정이라며 기각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6부는 지난달 26일 정의연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놨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