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수온상승으로 곳곳에서 비상
대청호 녹조 ‘경계’ 가능성 서해 양식장 어류폐사 속출
폭염에 의한 수온상승으로 충청권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선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에 녹조비상이 걸렸다. 대청호는 대전시와 충북 청주시 등에 걸쳐 위치해 있다.
충북 청주시는 11일 “조류(녹조) 경보가 현재 ‘관심’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될 가능성에 대비해 수질 모니터링 강화 등 비상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일 대청호 문의수역에 이어 8일엔 추동과 회남 수역에도 조류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문의수역은 청주시 상수원이다. 일반적으로 여름철 집중강우로 다량의 오염원이 댐 안으로 유입된 후 폭염으로 수온이 상승하고 일사량이 많아지면 유해 남조류가 폭증한다.
청주시는 폭염이 지속되는 만큼 문의수역이 곧 ‘경계’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주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상수원 주변을 집중 단속해 하천으로 들어오는 오염원의 유입을 차단하는 한편 녹조로 인한 냄새물질과 조류독소물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현재 수돗물은 조류가 적은 수심 14m 아래 바닥층에서 취수하고 있다”며 “조류 대량 발생에 대비해 수질상태를 수시로 관찰하고 수돗물 냄새예방조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서해안 천수만 양식장에선 고수온으로 인한 어류폐사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천수만에 위치한 태안군에 따르면 9일 기준 조피볼락(우럭) 양식장 등 42어가에서 총 16만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했다.
천수만에선 지난 5일 이미 어패류 호흡을 방해하는 산소부족 물덩어리가 2018년 이후 6년 만에 발견되기도 했다. 태안군 등은 현장을 찾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태안군은 3개반 14명으로 구성된 ‘폭염 대응 합동 전담팀(TF)’을 구성하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계속되는 폭염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태안에선 9일 오후 80대 노인이 열사병으로 추정된 사망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충남도는 천수만 고수온 경보에 따라 현장대응반을 중심으로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서해수산연구소, 시·군 등과 함께 △양식장 물고기 선별 이동금지 △먹이공급 중단 △액화산소 24시간 공급 △차광막 설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태안군 관계자는 “9일 이후에도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며 “대응반을 통해 현장 예찰·지도를 강화하고 합동 피해조사반을 구성해 피해에 대한 신속한 원인조사와 복구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