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티메프 수사’ 고소·진정 주력
검찰 큐텐 구영배 소환 임박
검경 수사 공조 필요성 부각
경찰이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고소·진정 사건 수사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과의 수사 공조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티메프 사태’ 관련 경찰에 고소·고발·진정이 접수된 게 10여 건에 이르는 가운데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1과가 수사 집중관서로 지정돼 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 이번 사건 피해 소비자와 판매업자(셀러)를 대리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이미 압수수색을 진행한 검찰의 수사 내용이 경찰에 잘 공유되지 않는 것 같다”며 “원활한 수사를 위해 경찰과 공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티몬·위메프 정산과 환불 지연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강남서에 고소·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장에는 구영배 큐텐 대표와 티몬·위메프 대표, 재무이사 등 5명을 사기·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다는 내용을 적시했다.
지난 1일에는 티몬·위메프에 입점했다가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판매업체 17곳 대표들이 구 대표 등을 추가 고소했다. 이들은 피해액이 15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에도 판매업자와 소비자 100여명이 집단으로 고소·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경찰은 지난 5일 “(경찰은) 고소·진정된 내용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필요시 검찰과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소·진정 건이 12건이라고 밝혔다.
이후 강남서는 8일 일부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하지만 큐텐·티몬·위메프 등 피고소인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경찰은 “강남서가 집중 수사관서로 지정돼 (전국의) 사건이 이송됐다”며 “고소인 조사를 마친 뒤 피고소인 조사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을 꾸린 검찰은 강제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 1일 티몬·위메프 사옥과 구 대표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이후 큐텐 재무본부장을 불러 조사했다. 9일에는 티몬 운영사업본부장과 위메프 파트너성장지원팀장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조만간 구 대표도 피의자 신문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도 동일한 사건에 대해 경찰과 중복 수사 가능성이 있는 만큼 수사 범위와 역할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수사준칙에 따라 경찰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건을 의뢰한 한 변호사는 “수사를 의뢰한 입장에서 두 곳에서 다 수사를 하는 게 좋다고 본다”면서 “다만 양쪽의 수사 내용이 공유된다면 더 원활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밝혔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10일,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접수를 통해 티몬·위메프에서 여행 숙박 항공권을 환불받지 못해 집단 분쟁에 참여한 신청자가 902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박광철 구본홍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