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제·임금체불 감독·처벌 강화”
노동약자 지역순회 원탁회의
민주노총 “노란봉투법이 먼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 프리랜서들이 스스로 공제회를 만들고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플랫폼·프리랜서 종사자
“포괄임금제로 인해 연장근로에 대한 보상을 못 받고 있다. 실제 근로시간은 늘어나는데 임금은 그대로인 현실이 안타깝다.”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
“계약기간이 1~2년으로 짧으면 핵심업무를 맡지 못하기 때문에 경력을 쌓기 어렵다. 노사가 타협해 2년의 기간을 넘어 계약 연장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줬으면 좋겠다.” -기간제·파견·용역 근로자
고용노동부가 진행 중인 ‘노동약자 지역순회 원탁회의’에서 나온 현장의 목소리다.
고용부와 노사발전재단(재단)은 12일 서울 구로구 서울근로자이음센터에서 ‘노동약자 지역순회 원탁회의’ 중간결과 간담회를 열었다.
앞서 재단은 프리랜서와 플랫폼 종사자,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 기간제·파견·용역 근로자 등 다양한 노동약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5~7월 서울 경기 인천 대전 4개 지역에서 원탁회의를 열었다. 9~10월 대구 부산 광주에서 추가로 열린다.
플랫폼·프리랜서 종사자들은 계약 관련 분쟁조정 및 업종별 표준계약서 마련, 협동조합·공제회 등 커뮤니티 활성화, 대리운전 기사 등 이동노동자를 위한 쉼터 확충, 프리랜서 경력관리 시스템 구축 등을 제안했다.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는 연장수당 미지급 등 포괄임금제에 대한 근로감독 강화와 일·생활 균형을 위한 육아휴직·유연근무 사용 활성화,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해소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했다.
기간제·파견·용역 근로자들은 기간제 근로자 사용사업주 감독 강화와 계약기간 연장, 복지·처우 등과 관련해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차별 해소 등을 건의했다.
이밖에 △임금체불 강력 처벌 △중장년 근로자 전직 지원 강화 △노동법 준수를 위한 사업주·근로자 대상 교육 강화 △경력단절근로자 재취업지원 등이 제시됐다.
원탁회의에 참여한 정흥준 서울과기대 교수는 “일회성 회의에 그치지 않고 노동약자들의 보호방안을 제도화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원탁회의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과 일터에서 종사하는 분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에 귀 기울이겠다”면서 “노동약자들이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률’(가칭) 제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전호일 민주노총 대변인은 “정부의 노동약자 보호 행사는 근본적 해결이 안되는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고 노동조합 무력화가 주 목적”이라며 “당장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을 공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부권 행사하는 노동약자 보호는 허구”라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간담회에서 나온 요구는 대부분 노조가 그동안 주장해 온 사항”이라며 “더 근본적인 답과 처방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특수고용노동자들이 노조할 수 있도록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그들이 진짜 사장과 교섭해 교섭결과가 같은 업종에 적용될 수 있게 초기업교섭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