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자구안 실효성 논의, 13일 공개

2024-08-13 13:00:07 게재

“투자유치로 빚 갚아 3년내 재매각”

실제 투자자 확보 못해 난항 예상

티몬·위메프(티메프)가 13일 자율구조조정을 위해 채권단과 첫 논의에 나선다. 티메프는 전날 구조조정펀드로 자금을 마련해 채무를 갚고 기업을 재매각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그러나 두 회사는 자구안을 실행할 확실한 투자자를 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채권단이 과연 이 자구안을 받아 줄지에 관심이 모인다.

서울회생법원 회생합의2부(안병욱 법원장)는 이날 오후 3시 티메프 사태와 관련한 회생절차 협의회를 비공개로 연다. 티메프측과 고액 채권자 중심으로 구성된 채권자협의회, 정부·유관기관, 재판부가 허가한 채권자가 협의회에 참석한다.

이날 재판부는 티메프가 전날 법원에 제출한 자구안의 구체적 내용을 채권자측에 공개한다. 협의회가 끝난 뒤 채무자인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이사, 판매업체 비대위원장인 신정권 대표는 자구안 내용을 토대로 한 협의 사항을 언론에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티메프 “구조조정펀드 활용 정상화” = 두 회사 대표가 법무법인 지평을 통해 제출한 자구안에는 구조조정펀드나 사모펀드 등을 통해 투자를 받고, 이 자금으로 상당수 채권자에게 채무를 상환한 뒤 회사를 정상화시켜 3년 안으로 재매각하는 방안을 담았다. 구조조정펀드란 경영상 위기에 직면했으나 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사들인 뒤 정상화해 되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펀드다.

하지만 두 회사는 투자자를 찾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투자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애초 9일까지 제출하기로 한 자구안도 늦어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13일 오후 3시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리는 ‘회생절차 협의회’에서 당사자인 채권자협의회에 공개된다.

자구안에 대해 채권자들이 어떤 판단을 할지는 아직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실제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는 등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면 다음 달 2일이 시한인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이 조기 종료돼 회생 절차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구영배 “합병 통해 정상화” = 반면 이 자구안에는 구영배 큐텐 대표의 신규 법인 설립을 통한 티메프 합병과 주주조합 설립 회생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 9일 티몬·위메프 합병을 위한 신규 법인 설립을 신청했다며 판매자들로부터 미정산대금의 전환사채(CB) 전환 의향서를 받아 1대 주주로 참여시키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은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은 책임 회피성 계획”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티메프는 큐텐 그룹사 차원의 회복안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와 별개로 회사별로 투자유치와 지분 매각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모든 방안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검찰 수사, 가압류 변수= 이와 별도로 서울중앙지법은 구영배 대표가 70% 소유권을 가진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아파트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인용했다. 가압류 인용 금액은 삼성금거래소 36억7000여만원, 에스씨엠솔루션 3억원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9일 문화상품권이 큐텐테크놀로지를 상대로 제기한 1억원의 채권가압류 신청도 받아들였다. 큐텐테크놀로지는 큐텐의 기술 부문 자회사로, 티몬·위메프 등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을 관리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로 기능했다. 쿠프마케팅과 몰테일이 큐텐테크놀로지를 상대로 각각 제기한 6억9700여만원, 5억9600여만원의 채권가압류 신청도 모두 인용됐다.

이에 신정권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장은 “구 대표는 투명하지 않은 자금운용을 해 압수수색을 받는 등 신뢰가 훼손된 상태”라며 “사태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려면 자신과 큐텐ㆍ큐익스프레스의 해외자산을 모두 공개하고 전 재산을 티메프에 즉각 증여해 미지급금을 정산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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