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코 앞인데, 가축 질병 기승
소 럼피스킨병, 아프리카돼지열병까지 동시 발생 … 당국, 축산물 가격 변화 주시
8개월 만에 소 바이러스 질병인 럼피스킨병(LSD)이 발생하고 같은 날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확진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가축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면서 축산물 가격 상승도 우려된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경기 안성시 소재 한우농장에서 피부결절 등 의심증상 신고에 따른 정밀검사 결과 12일 럼피스킨병 양성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18일 경북 예천에서 발생한 이후 8개월여 만에 첫 확진이다.
럼피스킨병은 지난해 10월 충남 서산의 한 소농장에서 국내 첫 발생 사례가 확인된 뒤 12월 전국 방역 조치가 해제되기까지 전국적으로 107건이 발생했다.
같은 날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경북 영천시 소재 양돈농장(1490여마리 사육)에서 돼지 폐사 등 신고에 따른 정밀검사 결과 ASF 양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7번째 ASF 확진이다.
농식품부는 럼피스킨·ASF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 농장에 초동방역팀과 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외부인·가축·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역학조사와 함께 해당 농장의 감염 소, 돼지에 대해서는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을 실시할 계획이다.
경기 안성시 및 인접 10개 시·군(화성 평택 용인 이천 오산 음성 진천 천안 아산 당진)에 대해서는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긴급 백신접종을 실시하는 한편 소 농장·도축장·사료공장 등 축산관계시설 종사자 및 차량에 대해 12일 20시부터 14일 20시까지 48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가축 전염병이 발생하면 인근 농장까지 살처분이 이루어져 축산물 공급에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소·돼지 전염병이 동시에 발병해 채소 과일 가격 상승에 축산물 가격까지 급등할 것이 우려된다. 정부는 올 여름 장마와 폭우, 폭염이 이어지면서 추석 성수기 물가가 급등할 것을 우려, 비축물량 점검과 할당관세 적용 등 물가잡기에 총력을 투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도 가축 질병이 수평이동하지 않도록 방역 단계를 최고 수준까지 올리는 등 추가 확산을 방지하고 있다.
정부는 당장 소와 돼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전염병이 추가 확산할 경우 추석 성수기 축산물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돼지고기 수급 상황의 경우 8월 돼지고기 공급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소고기 수급 상황은 올해 1~7월 한우 도축 마릿수가 평년 대비 25.5% 증가하는 등 공급은 충분한 상황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농장의 돼지 사육 마릿수는 전체의 0.01% 수준으로 살처분이 국내 돼지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소 살처분 규모도 매우 적어(343만마리 중 6마리)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