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앞둔 충청권 독립기념관 때문에 ‘시끌’
충남도에 책임론 '불똥'
야당·시민단체 "관장 철회"
광복절을 앞두고 충남도에 불똥이 튀는 등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충청권에서 더욱 커지고 있다. 충청권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독립기념관은 충남 천안에 위치해 있다.
14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충남도는 독립기념관 경축식 행사 취소에 충남도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독립기념관은 지난 9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취소한다고 안내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취임한지 하루 만이다. 독립기념관이 광복절 경축식을 열지 않은 것은 1987년 개관 이래 처음이다.
김 관장은 12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축식 취소에 대해 “독립기념관 관장에 취임해 그 사안에 대해 어떤 결재를 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자신과 경축식 취소와는 법적으로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김 관장은 당시 경축식 취소와 관련, 정부의 중앙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를 취소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온 취소배경 가운데 하나가 ‘충남도 책임론’이다. 2023년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광복절 경축식을 주최한 충남도가 올해 경축식 장소를 홍성예산 내포신도시 문예회관으로 바꿨고 이 것이 독립기념관 경축식 취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주장이 알려지자 충남도는 펄쩍 뛰었다. 오히려 지난해 독립기념관 개최가 최근엔 드문 예라는 주장이다. 실제 충남도는 2021년과 2022년 내포신도시 문예회관에서 경축식을 열었다.
충남도 관계자는 “지난해 독립기념관 경축식은 지역에 독립기념관이 있는 만큼 그래도 독립기념관에서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취지로 오랜만에 열린 것”이라며 “하지만 고령의 보훈단체 회원들이 참석하는데 장소상 어려움이 있어 올해는 다시 내포신도시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알고 그와 같은 주장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독립기념관은 1987년 이후 충남도나 천안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행사를 주최하지 않을 경우 자체적으로 경축식을 열어왔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2021년과 2022년 광복절 경축식은 독립기념관 자체적으로 열었다”고 말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취임 이후 충청권에선 야당과 시민단체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다.
대전지역 민주당 전현직 단체장과 시·구의원들은 13일 오후 대전시의회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형석 독립기념관 관장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며 “우리는 역사반란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대전시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충남도의회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위해 희생한 충절의 고장 충남에서 독립운동의 역사를 부정하고 민족정신을 무시하는 인사가 독립기념관장 자리에 있는 것은 역사적 치욕”이라며 “충남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정부에 당장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을 철회할 것을 재차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충청권에선 이와 관련한 반발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4일엔 대전현충원에서 ‘홍범도장군 귀환 3주년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며 15일엔 천안 독립기념관 앞에서 대전촛불행동 등 대전지역 사회단체 등이 김형석 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한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