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후보, 인권위 수장 의지 있나”
노조 사실상 반대 입장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으로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을 지명하자, 인권위 노조가 우려 입장을 내놨다.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이라 안 후보자가 위원장에 취임하더라도 인권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국가인권위원회지부는 “차기 위원장으로 안 전 재판관이 내정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인권과 반대되는 활동을 해 온 후보자가 인권위 수장이 될 의지가 있는지 먼저 자기 삶을 돌아보길 권고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가 각종 출판물과 강연 등에서 소수자에 대한 차별성 발언을 이어간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노조는 안 후보자가 특정 종교관을 인권위에 주입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안 후보자가) 국제사회의 차별금지법 제정 권고에도 불구하고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운동을 했고, 중대재해처벌법 위헌법률제청에 앞장섰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문 보충의견에서도 성경 구절을 인용하고, 차별금지 반대를 위해 특정 종교 입장을 대변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 행적도 문제가 되고 있다. 당시 정부는 거리두기 4단계에서 종교활동 비대면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자는 헌법 위반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종교단체 주최 기자회견에서 “정부 방역조치는 불공정하고 비과학적”이라며 “교회 활동, 헌법상 예배의 자유를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당시 일부 교회들은 헌법소원과 행정소송을 제기했는데 안 후보자가 법률대리인을 맡은 바 있다.
안 후보자는 지난 12일 특정 이념이나 당파적 이익에 매몰되거나 편향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노조는 “기계적 중립을 이유로 인권이라는 가치를 스스로 저버리려 하는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노조는 “인권위 가치는 오직 ‘인권’이어야 하며, 이를 위해 인권위 독립성은 꼭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지난달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차기 위원장 임명시 우선되는 조건으로 ‘높은 인권감수성과 인권(인권기구)에 대한 전문성’ ‘공정하고 독립적인 업무수행의지’ 등을 꼽은 바 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