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전기차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기술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15일 공개하고, "지금까지 과충전에 의한 전기차 화재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기술공개는 최근 인천 지하주차장 화재 이후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기아는 BMS 기술에 대해 “15년 이상의 자체 개발 경험을 축적·고도화해 완성한 이 기술은 현대차·기아의 연구개발(R&D) 역량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BMS는 배터리를 전체적으로 관리·보호하는 ‘두뇌’인 동시에 전기차가 배터리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제어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높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는 배터리를 총감독하는 셈이다.

현대차·기아는 특히 오래전부터 하이브리드차를 개발하며 BMS 제어 기술 기반을 쌓고 다양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BMS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멀티 급속충전시스템, 차량전력외부공급(V2L)등 다양한 기술을 일찍 개발하는 과정에서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릴수 있었다.

BMS의 주 역할 중 하나는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정밀 ‘배터리시스템모니터링’ 기능이다. 모니터링 항목은 전압편차와 절연저항, 전류·전압 변화, 온도, 과전압·저전압 등이다.

BMS는 배터리 이상 징후를 탐지하면 즉각 위험도를 판정, 차량안전제어를 수행한다. 이상징후 데이터는 원격 지원센터로 전송되고 이어 고객에게 입고 점검과 긴급 출동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가 자동 발송된다.

예를 들어 '고객님의 차량에 이상 증상 감지로 시동 및 주행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주행이 가능하신 경우 가까운 블루핸즈나 하이테크센터로 입고 점검 부탁드립니다. 시동 및 주행이 제한된 경우 현대차 긴급출동지원센터로 연락주시면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등의 형태다.

최근 출시하는 차량에는 며칠 또는 몇주 이전의 잠재적 불량까지 검출할 수 있는 순간·미세 단락을 감지하는 기능도 추가했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될 때에는 즉시 관계기관에 자동 통보되는 시스템도 개발 추진중이다.

첨단 진단기술과 클라우드서버 기반의 원격 정밀진단을 활용한 ‘온보드-클라우드 통합 안전관리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BMS의 또 다른 역할은 배터리 과충전을 3단계에 걸쳐 예방한다. 충전 상태 집중 모니터링, 충전 제어기와의 긴밀한 협조제어 등을 통해 3단계별로 과충전을 원천 차단하는 다중안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현대차·기아는 “현재까지 자사 전기차 중 과충전에 따른 화재는 한 건도 없었다”며 “과충전에 의한 문제 가능성은 0%에 가깝다”고 밝혔다.

배터리 화재는 다양한 원인을 계기로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셀 자체 불량 또는 충격에 의한 셀 단락에 따른 것이다. 이에 BMS는 주행 및 충전중 상시 진단뿐 아니라 시동이 꺼지는 주차중에도 정기적으로 깨어나 배터리셀의 이상징후를 점검한다.

BMS는 또 배터리 내부 셀을 종합 관리해 내구성과 성능을 최적으로 유지하는 ‘셀 밸런싱’(Cell Balancing) 기술도 갖췄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고객들이 안심하고 전기차를 탈 수 있도록 안전 신기술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