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조기졸업 기대
태영빌딩 2500억원대 매각 협상 속도 … 부채 줄어 자본잠식 벗어나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간 태영건설이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을 매각하는 등 현금 유동성 확보를 통해 빠르게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16일 태영건설 등에 따르면 최근 SK그룹 리츠 투자·운용 전문 기업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와 서울 여의도 태영빌딩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다. DDI는 태영빌딩 인수 목적 사업비를 2537억원으로 책정했다. 태영빌딩 토지와 건물의 총 장부가액은 1분기 기준 약 2031억원으로 알려져있다.
태영건설은 태영빌딩 매각 대금으로 높은 이자율의 차입금을 상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해 9월 운영자금 및 유동성 확보 명목으로 태영빌딩을 담보로 하나증권과 KB증권로부터 1900억원을 빌렸다.
해당 차입금은 이자율이 연 8~10%로 높은 수준인 데다 차입기간이 1년으로 상환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와 함께 태영건설은 에코비트 매각을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세계적인 사모펀드 등이 에코비트 매입을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태여서 1조원대 매각대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태영건설이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에 따라 에코비트 매각이 마무리되면 대금을 활용해 태영건설의 채무를 갚고 그룹 전반에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태영건설은 에코비트와 함께 태영건설이 보유한 골프장 루나엑스 매각을 자구안으로 내놓고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확보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투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이 줄고 높은 이자율에 따른 재무부담 완화가 기대된다.
태영건설 1분기 자본총계는 -6273억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초과한 자본잠식 상태였다. 자산은 3조4911억원, 부채는 4조1184억원이다.
하지만 출자전환과 영구채 발행 등으로 현재 자본잠식을 벗어났다. 자산 3조4655억원, 부채는 3조1440억원으로 자산이 부채보다 많아지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이다.
이같은 재무개선에는 무상감자 영향도 컸다. 태영건설은 티와이홀딩스 등 대주주 지분 감자 비율을 100대 1, 소액주주 지분에 대한 감자비율은 2대 1로 무상감자를 진행했다.
자구안 이행으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태영건설은 채권단과 워크아웃 이행 기간을 3년으로 약정했다. 최근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어 워크아웃 조기 졸업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태영빌딩을 매각하더라도 임대하는 방식으로 태영빌딩을 사용할 예정”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자구책 방안을 성실하게 이행해 경영 정상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