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견고한 소비·고용 안정에 경기침체 우려 완화
소매판매 1% ↑… 실업수당 5주 만에 최저
뉴욕증시 일제히 급등 … 되살아난 상승랠리
미국 소비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며 개선되고 고용시장도 안정됐다는 소식에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됐다. 7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 증가했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등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증시 상승랠리가 다시 되살아난 모습이다.
15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4.67포인트(1.39%) 뛴 40,563.0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8.01포인트(1.61%) 상승한 5,543.22,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01.89포인트(2.34%) 급등한 17,594.50에 장을 마쳤다.
미국 7월 소매판매가 ‘깜짝 증가’를 기록하고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도 2주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에 주식 투자자들이 환호했다.
이날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1% 상승한 7097억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1월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 이는 시장 예상치 0.3% 증가를 대폭 상회하는 수치다. 7월 수치인 전월대비 0.2% 감소와 비교해도 크게 개선됐다.
특히, 자동차 및 부품 판매업이 지난달' -3.4%'에서 '+3.6%'로 상승 전환한 영향이 컸다. 변동성이 큰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자재, 음식 서비스 등을 제외한 컨트롤 그룹 역시 0.4% 증가하며 예상치 0.3%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번 결과는 소비자 지출이 고물가 장기화, 노동시장 냉각, 불확실한 경제전망 등의 여건에서도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제시했다”며 “최근 팬데믹 기간 축적됐던 예금이 고갈되고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아직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핵심 지표 중 하나다. 최근 금융시장이 침체 공포로 무너졌던 만큼 견고한 소비와 고용 안정은 공포심을 털어내는 데 유용했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도 예상치를 밑돌며 감소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주보다 7000명 감소한 수치로 시장 예상치 23만6000명도 밑돌았다. 국제금융센터는 “경기가 시장의 우려만큼 나쁘지 않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라며 “이는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지만 질서있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필수 소비재 기업 월마트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내놓은 점도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월마트는 지난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천693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조정 후 주당순이익(EPS)도 0.67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8% 급증했다.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가뿐히 웃돌았다. 이에 월마트는 이날 주가가 6% 넘게 뛰었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 주식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이날도 4% 넘게 오르며 시장 주도주 지위를 확고히 했고 메타플랫폼스도 2%대 상승률로 흐름에 동참했다. 테슬라는 6.34%나 뛰었다.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법 위반으로 사업부 해체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전날 하락했던 알파벳도 이날 강보합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도 가파르게 올랐다. 브로드컴(5.35%), ASML(5.53%), AMD(4.70%), 퀄컴(3.70%), Arm홀딩스(3.59%), 마이크론테크놀로지(6.51%), 램리서치(5.30%) 등은 여타 업종과 비교해도 오름폭이 컸다.
대형 화장품 유통기업 울타 뷰티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분기에 주식을 69만여주 매수한 사실이 공개되자 주가가 11% 이상 급등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