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서울아파트로 몰리는 전세
아파트 공급 많은 지방은 전세가격 하향세 … 매매보다 전셋값 오름폭 높아 ‘갭투자’ 우려
올해 전세시장은 아파트 쏠림에 따른 지역별 양극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세대(빌라)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 임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서울 전세가격은 65주 연속 상승했다. 반면 아파트 공급이 많은 지방은 전세가격이 하향곡선을 타고 있다.
19일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아파트 가격이 오른 서울·수도권의 전세가격지수는 상승했고 매매가격이 하락한 지방의 전세가격은 동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국(0.15%), 수도권(0.40%), 서울(0.76%)은 상승했고 지방(-0.08%)은 하락했다. 전세가격지수를 보면 전국(0.16%), 수도권(0.40%), 서울(0.54%)은 상승, 지방(-0.06%)은 하락했다.
지방의 경우 전세가격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전세수요에 비해 신규 아파트 공급이 많아 수요를 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입주물량이 대거 늘어나는 대구의 경우 전세가격지수가 전월에 비해 0.27% 하락했다. 대구 달서·북구 중심으로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은 유성·동구, 세종은 고운·새롬동 구축, 경남은 거제·김해시 중심으로 전세가격지수가 하락했다.
전세매물이 부족한 서울은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성동구의 전세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옥수파크힐스는 전용 84㎡가 갱신계약으로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5만5000여개에 달했던 전세 매물은 1년 7개월이 지난 8월 2만6000여개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은 “거주 선호도가 높은 신축 및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 위주로 매물 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세 대기 수요가 지속하는 등 서울 전체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방 전세시장은 아파트 공급량 증가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지방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을 보면 경북과 대전지역이 급격히 늘어난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아 전세물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 전세가격 상승으로 갭투자도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대비 전세가 비율은 53.9%로 표본 개편이 있었던 2022년 11월(53.9%)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매매가격보다 전세가격 상승폭이 크다 보니 적은 비용으로 주택을 매수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서울은 아파트 가격 상승보다 전세가격 상승폭이 더 컸다. 서울 아파트값은 한달 만에 1.75% 상승한 데 비해 전셋값은 3.10% 올라 매매보다 전셋값이 더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