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출신 약진 야당…비영남 출신 중용 여당

2024-08-20 13:00:03 게재

민주당 최고위 6명 중 5명 영남 ‘연고’

국민의힘 수뇌부에 비영남 다수 진출

2027년 대선서 여야 외연확장 기대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SNS에 “민주당 전당대회를 보면서 놀라는 것은 6명의 선출된 인사들 중에 경상도 지역 연고가 있는 분이 다섯이 선출되었다는 것”이라며 “안동, 사천, 통영, 예천, 부산”이라고 적었다. 이재명 대표는 경북 안동, 전현희 최고위원은 경남 통영, 김병주 최고위원은 경북 예천, 이언주 최고위원은 부산 출신이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부친 고향이 경남 사천이다.

인사하는 민주당 새 지도부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신임 최고위원들이 19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언주·한준호·김민석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 전현희·김병주 최고위원.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이 의원은 “표면적인 결과를 바라보고 먹고 씹고 맛보고 즐기면 이재명 대표에게 권력이 집중된 형태라는 이야기만 언급 되겠지만 대선을 생각해 보면 저 영남 라인업이 어떻게 작동할지 예의주시해야겠다. 꽤나 복잡한 의미가 담긴 라인업”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지도부에 포진한 ‘영남 라인업’이 2027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의 ‘영남 확장성’에 보탬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으로 읽힌다.

민주당은 22대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영남권에서는 참패했다. 영남권 65석 가운데 민주당은 5석을 얻는데 그쳤다. 국민의힘이 59석을 싹쓸이했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도 영남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 2027년 대선에서 정권탈환을 노리는 민주당으로선 ‘영남 확장’은 반드시 성취해야할 과제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탄생한 ‘영남 라인업’이 기대를 모으는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한동훈체제 출범 이후 비영남권 인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국민의힘은 영남권 출신이 주류로 꼽힌다. 지역구 의원 90명 중 영남권 출신이 59명(65.5%)에 달할 정도다.

하지만 한 대표는 서울 출신이다.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1등을 차지한 장동혁 최고위원은 충남 보령·서천이 지역구다. 인요한 최고위원은 전남, 진종오 최고위원은 강원이 고향이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경기 출신이다. 유의동 여의도연구원장은 고향인 경기 평택에서 3선 의원을 지냈다. 재선인 박정하 대표 비서실장은 강원 원주갑이 지역구다.

추경호 원내대표·김상훈 정책위의장·김재원 최고위원·김민전 최고위원 등이 영남 출신이지만 ‘영남 일색’이던 과거 지도부에 비해 한동훈체제는 ‘탈영남’이라고 표현할 만하다.

국민의힘의 ‘탈영남’ 지도부는 한 대표가 내건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층)’으로의 외연확장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에서 ‘수도권 참패’를 맛보았다. 수도권 122석 가운데 국민의힘은 19석을 얻는데 그쳤다. 민주당이 102석을 싹쓸이했다. 국민의힘이 수도권 표심을 돌려세우지 못한다면 2027년 대선도 고전을 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국민의힘의 ‘탈영남’ 지도부가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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