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해리스에 5억달러 자금 몰려

2024-08-21 13:00:01 게재

“전례없는 규모, 기부자 60%가 여성” … 트럼프 전 대변인 “해리스에 투표할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9일(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무대에 올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잡아 들어 올리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될 예정이다. 시카고 AP=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통령 후보로 확정하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광적 분위기 속에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이틀째 일정에 돌입한 가운데 지난 한달 동안 해리스 선거캠프에 약 5억달러(6657억원)의 선거자금이 쏟아졌고, 이 기부자들의 60%가 여성이라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해리스 캠프의 선거자금 모금 현황을 잘 아는 네명의 소식통을 인용, “해리스가 지난달 21일 대선 경선에 뛰어든 뒤 4주 동안 모금된 금액이 약 5억달러”라면서 “11월 5일 대선에 대한 기부자들의 열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전례없는 규모”라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리스 캠프는 지난달에 3억1000만달러(약 4127억원)의 선거 자금을 모금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같은 기간 모금액 1억3870만달러(약 1846억원)를 크게 앞질렀다. 해리스 캠프의 7월 모금액 중 2억달러(약 2663억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첫 주에 모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기 앞서 바이든-해리스 캠프는 함께 10억달러(약 1조 3315억원)의 선거 자금을 모았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열기는 7월 말 현금 잔액 3억7700만달러(약 5020억원)를 기록한 이후에도 8월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이 기간 경합주에서 진행된 유세에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면서 소액 기부자들의 기부금이 증가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달 초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경합주를 방문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한 몫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두 차례 대규모 모금 행사에 참석했고, 해리스 부통령에게 더 큰 도움을 주겠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해리스 캠프의 7월 모금액 3억1000만달러의 60%는 여성 기부자들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의 전 부인인 멜린다 프렌치 게이츠, 2011년 사망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아내 로렌 파월 잡스, 셰릴 샌드버그 전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팝스타 비욘세 등과 같은 자산가도 기부에 나섰지만, 소액 기부 역시 적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여성 단체 ‘우먼 포 해리스’의 멜리사 프로버 공동의장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이후 한 달 동안 60만달러(약 8억원) 이상의 선거 자금이 모였다. 이는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위해 모은 기부금의 7.5배에 달한다.

프로버 공동의장은 지난해 초 ‘우먼 포 바이든’으로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210만달러(약 28억원)를 모아 당초 목표를 넘어섰으며, 해리스 부통령으로 민주당 대선 후보가 교체되면서 목표액을 2배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잘 해내고 있다”면서 “바이든을 위한 모금은 어려웠지만 이제는 너무 많은 기부가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 자금은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이끌고 아직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를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되는 광고와 투표 독려 활동에 필수적이다.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한 후 민주당에 자금이 넘쳐나기 시작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TV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참패한 이후 말라가던 자금 흐름이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전당대회 이틀째인 20일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마지막 연사로 등장하고, 영부인 미셸 오바마도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그에 앞서 ‘세컨드 젠틀맨’인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그 엠호프도 연단에 오른다. CNN 방송은 해리스의 양아들인 콜 엠호프가 자신의 아버지를 소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대변인으로 핵심 측근이었던 스테파니 그리샴이 연단에 올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2021년 1월 6일 의회폭동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에게 등을 돌린 그리샴은 “나는 백악관 대변인으로 재직 시절 제대로 연단에 서보지도 못했는데 이제야 민주당을 위해 연단에 선다”며 “나는 우리 나라를 사랑한다. 나는 해리스는 국민을 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위해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이번 전대 기간 중 존 자일스 애리조나주 메사 시장 등 최소 5명의 공화당 인사의 발언이 예정돼 있다고 보도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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