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U대회 경기장 건설 ‘빨간불’
세종 종합체육시설 또 유찰
충남·충북도 대책마련 부심
2027년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 일부 경기장 건설공사가 잇따라 유찰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21일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등에 따르면 행복청이 20일 오후까지 종합체육시설 재입찰에 나섰지만 응찰자는 한 곳도 없었다. 지난달 첫번째 입찰과 마찬가지 결과다.
세종시 등에 따르면 세종 종합체육시설 건설사업은 U대회를 대비해 7만4032㎥ 부지에 4000석 규모의 체육관과 3000석 규모의 실내 수영장 등을 짓는 공사다. U대회 탁구와 수구 종목이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세종 종합체육시설 재입찰이 유찰되면서 세종시와 행복청엔 비상이 걸렸다.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면서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를 거쳐 방식을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종합체육시설 재입찰은 이미 유찰이 예상돼왔다. 지난달 첫번째 입찰과 조건이 같았기 때문이다. 우려가 현실이 되자 세종시는 방식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비를 늘리기 위해서다. 내부적으로는 국비를 고정해 놓고 지방비만 늘리는 국비정액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현재 방식으론 또 다시 유찰이 예상되는 만큼 방식 전환이 불가피할 것 같다”면서 “행복청·기재부 등과 협의해 방식을 바꿔 이르면 8월말이라도 다시 입찰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시가 재입찰에 실패하면서 같은 처지인 충남과 충북도 고민에 빠졌다. 충남도는 홍성 내포신도시 일원에 국제테니스장을, 충북 청주시는 기계·리듬체조가 열릴 다목적체육관 건립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모두 U대회용으로 충남은 오는 26일이 재입찰 마감일이고 충북 청주시는 8월 말 입찰에 나설 예정이다.
문제는 이미 이들이 국비정액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만약 26일까지 응찰자 없을 경우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테니스장 규모를 줄이는 방식도 있지만 국제규격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그 역시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실 최근 공공시설 공사의 잇따른 유찰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공사비 상승을 이유로 기존 가격으로는 건설사 등이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의 경우 대전도시공사가 진행하던 청년임대주택사업이 공사비 문제로 수개월 공사가 중단됐다가 입주자 선정 일주일을 남겨놓은 지난 19일에야 실마리를 풀기도 했다.
하지만 국제경기를 앞두고 있는 이들 지자체는 특수한 경우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칫 경기장 건설이 차질을 빚을 경우 국가 이미지 하락 등 파장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제도개선 등을 주장하지만 이렇다 할 변화는 없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