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조사방법 못 정한 경찰
명품 전달 최재영 목사 조사 마쳐
법조계 “조사 필요성은 매우 커”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조사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김 여사 조사 방법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최 목사를 스토킹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서울 서초경찰서 여성청소년과는 지난 19일 “참고인 신분인 김 여사를 아직 조사하지 않았다”며 “(조사방법 등을) 신중하게 법률 검토하면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조물침입 혐의 등으로 최 목사를 조사한 영등포경찰서 수사1과도 김 여사측 조사와 관련 “아직 조사하지 않았다”며 “사건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피고발인 신분으로 최 목사를 조사한 두 경찰서가 아직 김 여사에 대해서는 조사 여부 및 방법도 않은 것이다.
최 목사는 지난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김 여사에게 10여차례 만남을 요청하고 같은 해 9월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 이어 이 장면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그러자 한 보수단체는 지난 1월 최 목사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또 다른 보수단체도 지난 2월 최 목사를 건조물침입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했다.
수사에 착수한 서초서는 지난 7월 4일 최 목사를 불러 9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영등포서도 지난 6월 13일 최 목사를 6시간 30분가량 조사했다.
김 여사 조사 관련 경찰은 방법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률 대리인을 부른다거나 서류 조사하는 등의 방법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입장을 낼 단계는 아닌 상황’으로 전해졌다. 당분간은 앞서 진행한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목사는 지난 6월 경찰 조사를 마친 뒤 “김 여사측과 합의하에 만났고 미리 약속도 정하고, 배웅도 받았다”며 “혐의가 있다면 처벌을 받겠지만 김 여사도 그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김 여사도 포토라인에 세워야 한다”며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초동 한 법무법인의 안 모 변호사는 “고발사건의 경우 참고인 조사를 원칙으로 한다”며 “고발인측 주장에 따르면 건조물침입과 명예훼손의 실질적인 피해자는 김 여사이기 때문에 최 목사 출입 경위나 허가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스토킹의 경우 제일 중요한 것이 피해자의 의사”라며 “실제로 출입하고 만나게 된 과정이 자발적인가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기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으로 김 여사를 조사해 온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1부는 지난 5월 13일과 같은 달 31일 최 목사를 청사로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0일에는 김 여사를 서울 종로구 보안청사로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다.
안 변호사는 “참고인은 출석 의무가 없다. 하지만 조사 필요성은 매우 크다”며 “전화조사를 할 수도 있고, 입장을 서류로 정리해 달라고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경찰청은 최 목사가 과거 관여한 한 온라인 매체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22일 인천청 안보수사대는 친북 성향 온라인 한 매체 편집위원 A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지난 2018년 창간 당시 최 목사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박광철·구본홍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