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9월 금리인하 적절’…‘빅컷’ 기대↑
일자리 증가, 기존보다 28% 감소 … 고용둔화 우려
국내 증시, 파월 의장 발언 주시 … 관망 심리 확산
미국 연방준비제도 대다수 위원들이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9월 금리인하가 적절하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가 수정 발표한 지난 1년간 신규 고용자 수가 이전보다 28%나 줄어들면서 미 노동시장이 오랜 기간 악화되어 왔다는 우려가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9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로 여기며 ‘빅컷’(0.50%p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졌다.
21일(현지시간) 공개된 7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vast majority)’ 연준 위원들은 경제지표가 지속해서 예상대로 나온다면 9월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위원은 당장 7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많은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최근 물가 지표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노동시장에 관해서는 많은(many) 위원들이 최근 고용지표가 과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업률 상승 등 고용관련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는 판단이다. 일부(some) 위원들은 노동시장 여건이 좀 더 점진적으로 완화될 경우 좀 더 심각한 악화 상태로 전환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의 일자리 증가 폭은 종전에 발표된 수치 290만명에서 81만8000명 줄었다. 예상치 100만건 보다 더 낮은 수치다. 월간 기준으로는 종전 24만6000명에서 17만7000명으로 하향 조정됐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애초 파악됐던 것만큼 뜨거운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통화정책 완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연준이 9월에 0.25%p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것은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한 작은 조치에 불과할 수 있다”며 “향후 연착륙 달성에 대한 확신을 주기 위해서는 금리인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JP모건은 “노동시장 악화 위험이 커진다면 연준은 0.50%p 금리인하를 단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p 낮출 확률을 39%로 반영했다. 전날 29%에서 크게 오른 것이다.
한편 이날 뉴욕 증시는 장 초반 고용 둔화 우려에 하락세를 보였다가 FOMC 의사록에서 9월 금리인하 기조를 확인하면서 소폭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다만 오는 23일 예정된 잭슨홀 미팅에서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을 앞둔 경계감에 상단은 제한됐다.
미 달러 인덱스는 장중 101선을 하회하며 지난해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도 10년물 보다 더 큰 낙폭을 보이며 장단기금리 역전폭이 소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미 달러 약세 영향으로 금 가격은 장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 번 경신했고,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4% 가까이 상승하며 6만1000달러를 상회했다.
22일 국내 증시 또한 잭슨홀 미팅을 기다리면서 관망 심리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과 엔비디아 실적 등 굵직한 이슈와 함께 한은 금통위결과 등을 소화하며 당분간 2700선 내외에서 제한적 등락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