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후보수락연설로 대관식
민주당 전대 나흘간 축제 마무리 … 내달 10일 첫 TV토론 격돌 예고
마이클 타일러 캠프 공보국장은 사전 브리핑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개할 예정”이라면서 “이는 중산층이 살아있고, 모든 자유가 보호받으며,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 싱글맘 가정에서 자라나 사회의 부정과 싸워온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할 것”이라며 “오늘 여러분은 우리의 근본적 자유를 위해 싸우는 투사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은 해리스가 후보 지명 수락연설에서 두 명의 특별한 인물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첫 번째는 바로 자신에게 후보직을 넘겨준 조 바이든 대통령이다.
CNN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할 것이라면서 이는 부통령이 자신의 정치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연설을 시작하는 데 적합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이 한 달여 전에 대선 캠페인을 끝내고 해리스를 곧바로 지지하지 않았다면, 거센 사퇴 압박 속에 올해 시카고 전당대회가 어떻게 전개되었을지 전혀 가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후보 사퇴 결심과 해리스에 대한 지지가 오늘의 대관식을 만들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당대회 개막일 밤에 연설한 바이든은 현재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해리스는 바이든이 경선에서 물러난 후 첫 공동행사에서 그를 “가장 비범한 인간이자 미국인이며 지도자”라고 묘사한 바 있다.
해리스가 경의를 표할 또 다른 인물은 바로 자신의 어머니다. 평소 해리스 부통령은 어머니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고 자주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 지명을 받은 뒤 첫 캠페인 모금 호소문에서도 그는 “어머니는 자신의 꿈을 추구하기 위해 누구에게도 허락을 구하지 않았고, 그래서 한 세대 만에 제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여러분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캠페인 관계자는 해리스가 수락연설에서 “자신의 이야기와 중산층 동네에서 일하는 엄마가 자란 이야기를 들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엔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후보 수락 연설 현장에 참석하지 않은 채 시카고의 한 호텔에 머물며 마지막 후보 수락 연설 준비에 매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이번 전대에 앞서 이달 초 대의원을 상대로 실시한 화상 호명투표를 통해 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고, 이번 전대에서 후보 선출을 공식 추인받았다. 그리고 이날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명실상부한 민주당 대통령 후보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한 NBC 시카고 방송에 따르면 해리스는 이날 수락 연설에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검사로서 다른 사람들을 보호한 배경을 공유하고, 트럼프의 ‘어두운’ 의제와 자신의 ‘낙관적인’ 비전을 대조하며 애국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해졌다.
수락연설을 통해 해리스는 주요 정당의 대선 지명을 수락하는 최초의 흑인 여성이자 남아시아계 출신의 첫 인물이 될 예정이다. 지난달 공화당에 이어 이번에 민주당까지 대선 후보를 확정함에 따라 제47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전이 75일간의 본격적인 열전에 들어간다.
무소속 대통령 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이르면 23일 후보를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번 대선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팽팽한 2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음달 10일 ABC 방송이 주최하는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첫번째 승부를 벌이게 된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