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하시 내구재 소비 늘어”
최근 세번 중 두번, 최대 20% 넘게 증가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최근 민간소비 흐름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내구재 소비가 최대 20% 이상 증가했다. 특히 금리인하 시점을 기준으로 2분기 지나 22.8%, 3분기 경과후 21.1%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당시 기준금리를 기존 연 5.25%에서 5.00%로 인하한 이후 이듬해 2월까지 넉달 동안 다섯차례에 걸쳐 연 2.00%까지 빠르게 내렸다.
2001년 2월에도 기존 연 5.25%에서 5.00%로 내린 이후 같은해 9월까지 네차례에 걸쳐 연 4.00%까지 인하했다. 이 때도 금리를 내린후 2분기(19.3%)와 3분기(19.1%) 지나면서 내구재 소비가 빠르게 늘었다. 하지만 2012년 7월(3.25%→3.00%) 이후 이듬해 5월(2.50%)까지 완만하게 기준금리를 인하했을 때는 1분기째(1.3%) 소폭 증가했지만, 2분기째(-2.4%)는 오히려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번 보고서를 대표 집필한 이준호 한은 경기동향팀 과장은 “2012년은 금리인하 속도가 더디고 폭도 작았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 등도 맞지 않아 금리를 내린 다른 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비회복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최근 경제상황에서 소비만 놓고 보면 기준금리 인하 속도와 폭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힌편 보고서에 따르면, △30~40대 △소득 중상층 △소비수준 상위층 가구의 소비가 직접 타격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커진 금리상승 손해층을 중심으로 소비여력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