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김 여사 명품백’ 수사심의위 회부
“논란 지속되는 사건, 공정성 제고”
외부 민간위원이 알선수재 위반도 검토
이원석 검찰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무혐의’로 결론을 내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수사결과가 적절한지 외부 전문가들의 판단을 구하기로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검찰청은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법리를 포함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하고 전원 외부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거쳐 신중하게 처분하도록 했다”고 23일 밝혔다.
대검은 “검찰총장은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증거 판단과 법리 해석이 충실히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면서도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소모적 논란이 지속되는 이 사건에서 수사심의위원회 절차를 거쳐 공정성을 제고하고 더 이상의 논란이 남지 않도록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수사심의위는 검찰 수사의 절차와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다. 외부 전문가들이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계속 여부, 기소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처분된 사건의 수사 적정성과 적법성 등을 심의한다. 수심위는 150~300명의 외부 전문가 위원 중 무작위로 선정된 15명으로 구성되는데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이 출석해 심의위원들에게 주장을 설명할 수 있다. 수심위가 결론을 내면 권고적 효력을 갖는데 수사팀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총장이 수심위 회부를 결정함에 따라 대검은 조만간 회의에 참석할 심의위원을 뽑는 등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수사한 지 약 4개월 만에 김 여사 등에게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전날 이같은 수사 결과를 이 총장에게 대면보고 했고, 이 총장은 고심 끝에 수심위 회부를 결정했다.
당초 검찰 안팎에서는 다음달 15일 임기가 끝나는 이 총장이 수심위를 소집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황제 조사’ ‘총장 패싱’ 등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던데다 검찰의 무혐의 결론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제기되기면서 외부 인사들의 심의 절차를 다시한번 거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대통령 부부를 고발한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는 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구했으나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백 대표가 위원회 소집을 신청할 수 있는 ‘사건관계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하한 바 있다. 이에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직접 건넨 최재영 목사는 이날 대검에 수심위 소집 신청서를 제출했다.
김 여사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은 “검찰총장의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결정에 따른 절차에 충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