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애도도 어렵다
대구장애인단체, 장례식장 접근성 조사
장애인들이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단법인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올 2월부터 4월까지 대구시에 있는 장례식장 52곳을 직접 방문해 조사한 결과,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빈소에 들어갈 수 있는 곳은 13.5%(7곳)에 불과했다고 25일 밝혔다.
적지 않은 장애인은 무연고이거나 가족과 왕래를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경우 자립센터 동료 장애인들과 함께 지내는 등 사회생활을 하는데, 동료 장애인의 가족이나 본인의 상을 당하면 조문 과정에서 불편함이 지적돼 왔다.
대구사람센터는 △건물 출입구 접근 가능 여부 △엘리베이터 설치 유무 △장애인 화장실 유무 △빈소 경사로 설치 유무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전체 장례식장 중 건물 출입구에 경사로가 설치돼 이동에 문제가 없는 곳은 84%(44곳), 층간 이동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은 42곳(80.8%)으로 양호한 편이었다. 하지만 장례식장에 들어가더라도 정작 빈소 입구는 막혔다. 대부분이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변 도움 없이 장애인 홀로 조문을 할 수 없는 구조다. 이동식 경사로를 구비해 놓은 것도 얼마되지 않았고, 구비했더라도 1개(세트)만 있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장애인화장실이 갖추어진 장례식장은 절반(26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장례식장의 경우 휠체어 이용자가 화장실에 들어갈 수 없거나 폭이나 턱 계단 등으로 아예 접근할 수 없기도 했다. 조문객은 물론 상주가 장애인일 경우 화장실 이용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사람센터 권익옹호 팀장 김시형은 “장애인편의법 시행령상 장례식장의 편의시설 설치 기준을 개정해야 한다”며 “대구시와 각 구군 차원에서 장례식장의 접근성을 보완할 수 있는 관리 대책을 촉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