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동맹, 지역경쟁력 높인다
행정기관 교류 넘어 확대
새로운 협치 본보기 제시
영·호남 대표도시 대구시와 광주시가 협력을 통해 지역 경쟁력을 높이는 협치 본보기를 만들고 있다. 행정기관 교류로 시작한 협력 사업이 경제 문화 예술 스포츠 분야로 확대되면서 수도권 일극주의에 견줄 ‘남부거대경제권 조성’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광주시는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2024 대구국제식품산업전’에 광주 특산품 무등산 수박을 비롯해 김치 떡갈비 제과·제빵 전통주 등 14개 광주지역 업체가 참가한다고 26일 밝혔다. 대구와 광주는 지난 2013년부터 두 도시에서 열리는 식품전시회에 참여했다. 앞서 두 도시 공직자들은 지난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 상호기부를 통해 협력을 확대했다. 최근 두 도시 공직자 122명이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공예품 등을 답례품으로 신청했다.
지구촌 핵심과제인 기후위기에도 공동 대응하고 있다. 지난 5월 대구·광주 탄소중립지원센터와 대구·광주기상청 등 4개 기관이 ‘제1회 광주-대구 폭염 대응 달빛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예비 타당성조사 면제 등이 포함된 ‘달빛철도특별법’ 제정을 계기로 두 도시 간 탄소중립 조기달성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두 도시 폭염 대응 사례와 폭염 예측 기술 고도화 방안, 경감시설 확대 등을 논의했다.
두 도시 협력 사업은 스포츠 등 민간 차원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홍준표 대구시장과 강기정 광주시장은 프로야구에 이어 프로축구를 함께 관람하면서 공고한 달빛동맹을 과시했다.
또 두 지역 청년미술작가들은 최근 광주시립미술관과 관선재갤러리에서 ‘달빛교류전’을 열었다. 광주은행과 iM뱅크(옛 DGB대구은행)은 지난 2015년부터 두 지역을 오가며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대구·광주시교육청은 지난 2021년부터 인공지능 융합교육 협력체계를 만든 후 교사 수업캠프와 학생 해커톤 등을 개최하고 있다. 해커톤(hackathon)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 합성어로 정해진 시간 안에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소프트웨어 관련 행사다.
두 도시는 이 같은 협력사업을 통해 지난해 4월 두 지역 군공항 이전 특별법을 동시에 통과시켰고, 지난 1월에는 달빛철도특별법 국회 통과를 이뤄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달빛동맹은 수도권 1극 체계를 막는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협치 모델이자 두 도시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됐다”면서 “풍부한 문화와 역사를 가진 대구와 광주가 서로 섞이고 연결되면서 남부의 르네상스를 꽃피울 것”이라고 말했다.
방국진 최세호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