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하락에 정부 또 재고쌀 매입

2024-08-26 13:00:01 게재

5만톤 추가 매입 결정 … 소비 감소하는데 사료용만 늘어, 단기대책만 반복

쌀값 하락이 10개월째 이어지면서 정부가 다시 재고쌀을 매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올해도 쌀 소비량이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정부 매입 대책이 쌀 시장에서 효과를 지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5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수확기를 앞두고 산지 쌀값이 더 떨어지지 않도록 2023년 생산쌀 중 민간 재고 5만톤을 수매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공공 비축용으로 쌀 40만톤을 수매한 것과 별개로 지난해 11월과 올해 2월, 6월까지 세차례에 걸쳐 5만톤씩 모두 15만톤을 사들였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협이 쌀 재고 10만톤을 해소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고 이를 합하면 모두 30만톤의 재고 감소 효과가 기대된다”며 “이번에 추가로 더 사들인 5만톤은 내년 식량 원조용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문화 변화로 쌀 소비가 감소세를 보인 2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쌀이 진열돼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1인당 평균 쌀 소비량은 56.4㎏으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1962년 이래 가장 적었다. 사진 연합뉴스

농식품부는 추석을 전후해 쌀 수확기 수급 안정대책을 미리 발표해 수급 과잉 예상에 따른 농가와 유통사의 불안 심리를 차단하기로 했다. 필요한 경우에는 수확기 이전에 쌀을 사료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같은 쌀 대책은 매년 필요 이상으로 남는 쌀을 매입해 보관하다 사료용이나 주정용, 원조용으로 사용하는 대책의 반복이다. 쌀 생산은 늘어나는데 소비는 오히려 감소하는 상황에서 정부 대책이 쌀 시장을 안정시키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국민 1인당 평균 쌀 소비량은 56.4㎏으로 통계청 조사가 시작된 1962년 이후 가장 적었다. 대형 유통사 등에 따르면 올해 1인당 쌀 판매량도 지난해에 비해 1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가 내년에도 남는 쌀을 매입해 보관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가 쌀 매입에 쓰는 예산도 문제지만 사들인 쌀을 보관하는데도 상당한 재저이 투입된다. 결국 정부는 비싸게 사들인 쌀을 헐값으로 시장에 내놓아야 되는데 사료용 쌀이다. 지난해 정부는 쌀 특별처분이라는 명목으로 14만톤을 방출했다. 이중 7만톤이 사료용이고 7만톤은 주정용(올리고당)으로 사용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과도한 저장으로 인한 관리비용 부담으로 비싸게 구입한 쌀을 싸게 내놓는 특별처분을 지난해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쌀과 함께 한우 대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소비 촉진, 경영비 절감 지원 등 단기 대책과 함께 반복되는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중장기 한우산업 발전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소비 촉진은 한우 할인판매와 선물세트 물량 확대 등으로 진행된다. 연말까지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또 급식·가공업체를 대상으로 한우 원료육 납품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우농가 생산비 절감을 위해 농협과 사료가격 인하를 지속 추진하기로 협의했다. 또 내년에 도래하는 사료구매자금 상환기한을 1년 추가 연장하고 저리의 경영안정자금 지원도 지속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한우 생육특성을 고려한 선제적 수급안정방안과 생산체계 개편 등과 관련해 생산자단체·전문가 등과 추가적 논의를 거쳐 9월 중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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