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댐건설 예정지 반발 거세
청양 주민설명회 무산돼
단양 이장들은 반대 집회
기후위기 대응댐 후보지로 선정된 충청권 해당 지역들의 반발이 거세다. 주민설명회가 무산되는 등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환경부는 27일 충남 청양군에서 댐 건설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기후위기 대응댐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충남 청양에 위치한 지천을 지목한 바 있다.
‘지천댐 반대 대책위원회’ 등은 이날 오전 주민설명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청양문화예술회관을 사실상 막고 주민설명회 개최 자체를 무산시켰다. 반대측 주민들은 “댐이 건설되면 환경파괴는 물론 안개 발생, 각종 규제 등으로 지방소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찬성 측 주민들이 “설명은 들어봐야 하는 게 아니냐”고 나섰지만 허사였다. 이 같은 주민들 반발은 전날인 26일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청양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김돈곤 청양군수는 일단 찬반 양측의 주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방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댐 건설이라면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상태다. 청양군의회는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충북 단양군의 반발은 더 심하다. 정부는 청양 지천댐과 함께 단양천에도 용수전용댐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단양군이장단연합회는 27일 단양군청 앞에서 단양천댐 건설계획 백지화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이날 이장 153명의 명의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인근의 충주댐은 단양의 인구소멸을 가속하고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족쇄이자 장애물이 됐다”며 “이런 마당에 선암계곡 댐 건설은 단양군민이 겪어 온 아픔을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단양군은 주민뿐 아니라 김문근 단양군수까지 나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군수는 주민들 앞에서 “단양천댐 건설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드시 댐 건설을 저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단양군은 오는 30일 단양중앙공원에서 ‘댐건설반대 범군민비상대책위’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지역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소통창구가 열릴지는 미지수다. 해당지역 주민들의 감정이 격화돼 있기 때문이다.
충청권 댐 건설 후보지로 선정된 충남 청양군(2만9809명)과 충북 단양군(2만7530명)은 공교롭게도 2곳 모두 2024년 7월 현재 3만명을 밑도는 양 광역지자체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지자체다.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지자체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