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괭이갈매기 해역별 이동 특징 나왔다
대규모 장기 행동생태 첫 연구
인간-자연 바람길 공유 방안은
한반도 괭이갈매기가 동해 서해 남해에서 어떻게 이동하는지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괭이갈매기는 우리나라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중형 갈매기다. 특히 서해에 번식지가 집중되는 특성상 향후 해상풍력개발 시 괭이갈매기 이동 경로 분석은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28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형 학술 출판 그룹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의 학술지 ‘사이언트픽 리포트(네이처 자매지)’에 실린 ‘한반도 괭이갈매기 번식기 이후 행동패턴 변화의 공간적 차이 비교’ 논문에 따르면, 서해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는 번식 군집 근처에 머물거나 중국으로 이동을 했다. 동해 대부분 개체는 한반도 해안으로 날아가서 해안선을 따라 한반도 남부로 이동한 다음 일본으로 날아갔다. 일본으로 바로 날아간 개체는 극소수였다. 남해 개체는 처음에 한반도 가장 가까운 해안으로 날아갔지만 결국 모두 남쪽으로 이동해 일본으로 갔다. 세 바다 사이에 번식 후 장소가 겹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서해에 번식하는 군집의 경우 동해에 비해 장거리 먹이 활동 시 현저히 작은 먹이 활동 범위를 보였다. 왜 그럴까? 새들도 먹이 찾기에 들어가는 노력의 가성비를 생각하기 때문이다. 번식기 동안 부모새는 아기새를 키우기 위해 먹이 찾기를 한다. 이때 이른바 ‘이중 먹이 찾기 전략’을 펼치는 게 일반적이다. 부모새는 아기새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서는 짧은 거리를 이동하며 찾는다. 반면 부모새 자신의 에너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장거리를 이동하는 식으로 전략을 짠다.
이때 괭이갈매기가 에너지를 최대한 적게 쓰기 위해서 머리를 쓰는 것이다. 부모새는 가까운 거리에는 있지만 예측할 수 없는 자연적인 식량원보다는 상대적으로 먼 곳에 있어도 먹이가 있을 확률이 높은 어선을 따라가는 식으로 전략을 세운다. 서해 먹이 탐색 효율이 떨어지는 원인 중 하나가 이런 특성일 수도 있다는 가정이다. 먹이 탐색 효율은 식량원이 있는 곳까지 비행거리가 짧을수록 높게 나타난다.
또한 모든 번식지에서 일찍 출발한 괭이갈매기는 늦게 출발한 개체에 비해 이동 거리가 짧은 경향이 나타났다. 홍도와 관음도를 제외하고 일찍 번식지를 출발한 괭이갈매기는 늦게 출발한 개체보다 비행 효율이 낮았다.
이후승 한국환경연구원 자연환경연구실 연구위원은 “한반도 우점(특정 지역에서 가장 많은 개체수를 이루는 군집이나 종) 바닷새인 괭이갈매기에 대한 첫 대규모 장기 행동생태 연구”라며 “삼면의 주요 번식 도서를 기반으로 분포와 번식 전후 행동특성을 분석함으로서 생태계 보전과 해양풍력발전 등 개발사업에 대한 영향 최소화를 위한 기반 자료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반도 근처에서 번식하는 괭이갈매기 92마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해당 개체에 위성추적장치(GPS)를 달아 2021년 6~7월 불무기도 칠산도 소노인도 홍도 독도 관음도 등 6개 번식 군집에서 수집된 먹이섭취 기록 6302개를 분석했다. 6~7월은 괭이갈매기 번식 후기에 해당한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