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주저하는 건설사, 역대 최소물량

2025-01-13 13:00:04 게재

연평균 26만가구인데 올해 15만가구 그쳐 … PF·공사비·탄핵정국 요인

올해 민간아파트 분양 물량이 역대 최소치로 떨어질 전망이다. 13일 부동산R114가 올해 국내 25개 주요 건설사 민간아파트 분양 물량(임대 포함)을 전수조사한 결과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총 14만613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GS건설과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물량 1만1000여가구를 포함해도 16만가구를 넘어서지 않는다.

이는 민영아파트 분양 계획을 집계한 2000년 이후 최소 물량이다. 분양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7년 17만2670가구보다도 적고, 지난해 실제 분양된 물량 22만2173가구에 비해 29% 축소됐다. 국내 민간 분양물량은 2016년 이후 연평균 26만8601가구다.

‘디에이치 방배’ 견본주택에 몰린 청약대기자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 재건축 단지인 ‘디에이치 방배’ 견본주택에서 고객들이 주택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민영아파트 공급물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2~3년 후 입주시기인 2027~2028년 전세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분양시장에서는 이마저도 계획대로 공급될지 미지수로 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아직 분양 시점을 특정하지 못한 물량이 33%에 달한다. 상반기 공급물량이 하반기로, 하반기 계획된 분양도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분양지역도 수도권에 집중될 것으로 보여 지방에서는 신규 아파트 공급난이 우려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전체 물량의 59%(8만5840가구)가 집중돼 있다. 2021년 40%, 2022년 43%, 2023년 56%, 지난해 57%에 이어 올해도 비중이 커졌다. 경기에서 5만550가구, 서울에 2만1719가구, 인천에는 1만3571가구가 분양될 전망이다. 지방에서는 6만29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부산이 1만8007가구로 가장 많았고, 충남이 1만3496가구, 경남이 6611가구로 뒤를 이었다.

이같은 분양물량 감소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공사비 급등, 불안정한 국내 정치상황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산업연구원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공사비 상승 등으로 건설 기업의 재무 상태가 크게 악화했다. 지난해 11월 건설 공사비 지수는 130.26으로 공사비 급증이 시작되기 전인 2020년 11월(100.97)보다 29.0% 상승했다.

이에 따라 공사비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는 중소건설사들이 폐업 위기에 몰릴 것으로 예측된다.

건설업계에서는 탄핵정국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건설사들이 분양계획을 점차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12.3 계엄사태와 탄핵 등으로 이어지는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2025년에도 계속되는 가운데 전방위 대출규제로 억눌렸던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움츠린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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