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등록 의원 147명 중 20% ‘다주택자’
강남3구 보유자도 30명, 건물주 34명 달해
박민규 오피스텔 11개, 김대중 사저 100억원
상속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인하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2대 국회에 새로 들어온 국회의원 다섯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9일 공개한 22대 신규 재산등록 의원 147명 중 2채 이상의 주택을 신고한 의원(본인·배우자 명의 기준)은 전체의 20.3%인 30명이었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15명, 더불어민주당 13명, 조국혁신당 1명, 개혁신당 1명이었다.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에 주택을 갖고 있는 의원도 30명이었다. 국민의힘이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민주당이 13명, 조국혁신당 1명, 개혁신당 1명이었다.
1주택자들 중에서도 19명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라 불리는 강남권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다. 국민의힘 9명, 민주당 9명, 조국혁신당 1명이었다.
지난 총선 기간 재산 축소와 편법 대출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민주당 양문석 의원은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31억2000만원에 신고했다. 양 의원은 총선 당시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2020년 매입가격(31억2000만원)보다 9억6400만원 낮은 공시가격(21억5600만원)으로 선관위에 재산 신고한 혐의로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주택 외에 상가 건물이나 근린생활시설(오피스텔 포함) 등을 함께 가진 의원은 34명이었다. 정당별로 국민의힘 19명, 민주당 15명이었다. 민주당 박민규 의원은 관악구에 총 13억 3000만원 상당의 오피스텔 11개를 보유하고 있다. 모두 같은 건물에 있는 오피스텔이었다.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낸 정동영 의원의 배우자는 강원 평창, 경북 봉화, 전북 정읍, 충남 부여군, 충북 단양, 충북 음성 등 총 6개 지역에 신재생태양광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었다.
다양한 형태의 가상자산 보유도 확인됐다. 가액이 0원이 아닌 가상자산을 신고한 현직 의원은 23명이었다.
비상장주식을 본인과 가족 명의로 보유한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애플디앤씨(2만4000주), 애플에너지(4000주)의 주식 99억1300만원어치를 신고했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은 부동산회사인 동황의 비상장 주식 25억9200만원어치를 보유했고, 같은 당 박준태 의원은 앱 ‘블라인드’ 운영사인 팀블라인드의 주식매수선택권 2만7150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제이더블유앨리슨 주식 2000주(7억3400만원)를 보유하고, 같은 당 천하람 의원은 여가전문 플랫폼 기업 야놀자의 비상장주식 1만주 등 총 1억2800만원을 신고했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부동산업체 이끌리오아이앤디의 주식 7만5000주(5억9300만원), 같은 당 문대림 의원은 제주 소재 박물관인 제주유리의성 주식 4억200만원어치를 각각 보유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본인 소유의 서울 방배동 아파트 16억7400만원, 부부 소유의 예금 20억9000만원, 부인 소유의 주식 7억3900만원 등 총 52억1500만원을 신고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자기 명의의 서울 상계동 아파트 7억2800만원과 예금 4억6900만원, 가상자산 77만6000원 등 12억48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한편 이번에 신고대상인 과거 국회의원들 중에서는 민주당 소속이던 김홍걸 전 의원의 신고내역이 눈에 띄었다. 그는 직전 신고 때보다 1억7400만원이 늘어난 80억6600만원을 신고했다. 최근 매각한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가 2억여원 늘어난 99억6700만원으로 1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와 있는데, 이는 재산신고 시점이 매각 시점 이전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전 의원은 비트코인 등 2억4200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김남국 전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규모는 지난 3월(15억4600만원) 기준 5개월 만에 약 6억3600만원 늘어난 21억8300만원을 신고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