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민생 협력’ 대통령이 벽
결론 못낸 이재명·한동훈 대표회담
민생 협력 노력, 특검법 등은 제자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생 협력에 공감하면서도 정치현안에 대한 출구전략은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생 공통공약 추진 협의기구 등 대화의 틀을 마련했지만 야당 주도의 국회운영에 부정적인 윤석열 대통령의 벽을 넘는 것을 과제로 남겼다.
1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회담에서 양당 대표는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기 위한 협의 기구 운영’을 골자로 한 합의문을 내놨다. 여야 대표는 반도체산업·AI(인공지능) 산업 및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그리고 가계·소상공인 부채 부담 완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찾기로 했다. 또 저출생 대책의 하나로 육아휴직 확대를 위한 입법과제와 ‘딥페이크 불법합성물’ 범죄의 처벌과 제재·예방을 위한 제도적 방안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최대 현안인 의대 증원과 관련한 해법에 대해선 국회차원의 대책을 협의하고, 금융투자소득세 문제 역시 양당의 이견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채 상병 특검법·25만원 민생지원금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걸었다. 여야의 협상에 앞서 여권 내부의 이견 조정이 쉽지 않아 당장은 합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야는 이번 대표회담을 계기로 민생분야의 협력 강도를 높여 국회 입법 등 성과로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일 “한번에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기대는 순진한 것”이라며 “11년 동안 만나지도 못할 만한 대치상황이었는데 대치상황 넘어서서 정치를 복원하고 민생중심으로 정치하자는 의기투합을 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도 “앞으로 여야 관계가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민생부분에서 상당부분 실질적 합의가 이뤄졌는데 민생경제 회복 조치나 자영업자 부채문제 등은 국회 입법과 정책입안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무쟁점 민생현안을 중심으로 협력하고, 이후 대표회담을 이어가기로 해 추가 회담 가능성을 높였다. 민주당이 9월 말로 연기해 놓은 방송법·25만원 지원법 등 재의요구 법안에 대한 재표결에 나설 방침이어서 상황은 유동적이다.
이명환·김형선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