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최고치 찍고 뒤늦게 ‘조이기’
8월 월간 순증 최대
이달부터 총량 제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모가 최대치로 늘어난 가운데 당국과 은행권이 뒤늦게 조이기에 나섰다. 부동산 관련 각종 규제를 풀어주고, 수십조원의 정책금융 대출을 통해 가계부채를 키웠다는 정부 책임론도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증가액은 전달 대비 7조3234억원 증가했다. 올해 7월(7조5975억원) 증가액에 미치지 못하지만, 9월부터 시행하는 각종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막판 주담대 수요가 몰렸던 점을 고려할 때 30~31일 이틀치를 포함하면 역대 최고치를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주담대 규모는 매년 8월 순증액을 살펴봐도 역대급이다. 한국은행이 매달 은행권 주담대 순증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8월(7조원)이 가장 많았는 데 5대 은행만으로 이를 넘어섰다. 올해 8월까지 누적 순증 규모도 40조원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어 ‘미친 집값’으로 불리며 대출이 폭증했던 2020년, 2021년과 비슷하다.
한은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 8월 말까지 주담대 누적 순증은 두 해 모두 42조3000억원으로 증가가 가장 컸다.
한편 은행권을 비롯한 전 금융권은 9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스트레스 2단계를 시행해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주담대 만기를 30년으로 제한해 실제 대출금액을 줄이는 조치를 취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이달 9일부터 주택을 한 채라도 보유한 경우 서울 등 수도권에서 집을 추가로 구입할 목적의 대출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