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혐의를 받는 최재영 목사가 신청한 검찰 수사심위원회(수심위) 소집 여부가 다음 주 가려진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소집한 김 여사 사건 수심위와는 별개 절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찰시민위원회(시민위)는 오는 9일 서울중앙지검에서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최 목사 사건을 수심위에 회부할지 논의한다.

심의 안건은 최 목사에 대한 수사 계속 및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에 대한 수심위 부의를 할지 말지에 대한 것이다.

시민위는 오는 6일까지 주임검사와 신청인인 최 목사측으로부터 의견서를 받아 검토할 계획이다.

대검찰청 예규인 수심위 운영지침에 따르면 사건 관계인의 신청을 받은 관할 검찰시민위 위원장은 부의심의위원회를 구성해 해당 안건을 수심위에 부의할지 결정하게 된다. 다만 시민위원장은 사건 관계인의 신청이 위원회 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부의심의위를 구성하지 않고 종료하게 된다. 운영지침은 수심위 소집을 신청할 수 있는 사건 관계인을 고소인, 기관고발인, 피해자, 피의자 및 그들의 대리인과 변호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보도하고 고발한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는 김 여사에 대한 ‘황제조사’ 의혹을 제기하며 수심위 소집을 요청했으나 신청 자격 문제로 불발된 바 있다. 그러자 피의자 신분인 최 목사는 지난달 23일 직접 대검찰청에 수심위 소집을 신청했다.

이번 부의심의위에서 수심위 소집을 의결할 경우 검찰총장은 수심위를 소집해야 한다.

수심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건의 수사 계속 여부, 공소 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심의하는 기구다. 수심위에서 내린 결론은 수사팀에 권고적 효력을 갖는다.

다만 다음 주 열리는 시민위에서는 명품가방 사건 당사자 가운데 최 목사에 대해서만 수심위 회부 여부를 논의한다.

김 여사 사건에 대한 수심위는 이 총장의 직권 회부로 오는 6일 예정돼 있다. 수심위에서는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변호사법 위반, 알선수재 혐의 뿐 아니라 직권남용과 증거인멸,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검은 지난달 23일 이 총장의 수심위 소집 결정을 공지하며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법리를 포함해 회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수심위에서는 이에 더해 김 여사가 금융위원 임명 등에 관여하는 등 직권남용 혐의가 있는지, 또 명품가방을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하는 방법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했는지 등도 심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심위에는 중앙지검 수사팀과 김 여사측 변호인이 참석한다. 최 목사는 김 여사 수심위에도 참석해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수심위로부터 참석 요구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