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감면율, 3년 연속 법정한도 초과
대규모 감세로 세수 부족 등 악순환
세수부족, 감면율 첫 16% 돌파 예상
안도걸 “향후 세금 감면 확대 우려”
정부가 세금을 깎아준 비율인 국세감면율이 3년 연속 법정한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대규모 감세는 세수 부족, 지출 축소, 성장률 저하 등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첫 단추로 작동하고 있어 주목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도걸 의원(광주 동구남구을)은 3일 기획재정부가 예산안 첨부서류로 제출한 ‘2025년도 조세지출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내년 국세수입을 올해 예산보다 4.1%, 15조1000억원 늘어난 382조4000억원으로 편성했다. 국세감면액은 올해보다 9.2%, 6조6000억원 증가해 78조원을 넘어섰다. 세수 증가율보다 세금 감면율이 배 이상 높은 셈이다.
이에 따라 내년 국세감면율은 15.9%로 법정한도인 15.2%를 0.7%p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세감면율은 국세감면액과 국세수입총액을 더한 금액 중에서 국세감면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내년까지 국세감면율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윤석열정부 들어 최근 3년 연속으로 국세감면율이 법정한도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임기 첫 해인 2023년 국세감면율은 15.8%로 법정한도인 14.3%를 1.5%p 상회했다. 올해도 법정한도인 14.6%를 1.4%p 높은 16.0%의 국세감면율을 보일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이같은 높은 국세감면율은 세수 부족 현상으로 이어졌다. 안 의원은 “윤석열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한 첫 번째 해인 2023년 역대급 세수펑크에 국세수입이 크게 줄어들었는데도 정부가 70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깎아주면서 국세감면율은 법정한도를 크게 초과했다”며 “올해도 세수는 크게 늘지 않고 세금감면은 늘면서 법정한도를 어기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세금감면액은 지난해 69조8000억원, 올해 71조4000억원, 내년 78조원으로 전년대비 증가율이 각각 9.7%, 2.3%, 9.2%를 보였다. 올해의 경우 세금감면액 증가폭이 낮아 보이지만 20조원 안팎의 세수결손이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수가 374조900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국세감면율은 16.0%까지 뛰어오르게 된다.
과거 대규모 감세정책을 펼쳤던 이명박정부의 15.8%(2009년)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는 셈이다. 안 의원은 “국세감면 법정한도를 도입한 2007년 이후 3년 연속 어긴 정부는 없었다”며 “건정 재정을 외치면서 오히려 재정건정성을 악화시킨다”고 했다.
문제는 앞으로 국세감면이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다. 올해와 내년 국세감면율이 크게 오르면 향후 3년간 국세감면율 법정한도 역시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정부의 국세 감면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안 의원은 국가재정법 88조의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세감면율이 국세감면한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권고가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보고 정부가 국세감면 법정한도를 반드시 준수하도록 강제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