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개막
3~6일, 40개 직종 432명 참가
#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체카토 미셀(26·인천)씨는 청각장애인이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조소와 디자인 등 미술을 공부한 뒤 제품설계 분야에 관심이 갔던 그는 직업능력교육기관에 입학했고 지난해 CNC선반 직종으로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올해는 전산응용기계제도(CAD) 분야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그는 “다문화가정에서 자란 장애인도 사회에 기여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의 우수한 장애인 기능인력들이 기량을 겨루는 제41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3일 충북 청주에서 개막했다.
고용노동부(장관 김문수)와 충북도 주최,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주관으로 6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엔 40개 직종에 전국 17개 시·도 432명의 대표선수들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체카토 미셀씨처럼 17개 시도 선발전(지역대회)를 뚫고 전국 무대에 섰다.
청각장애가 있는 시각디자인 부문 이혜미(37·대구)씨는 지난해 대회에서 사소한 실수로 입상하지 못한 아픔을 떠올리며 “올해엔 당당히 입상해 두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
네일아트 재능기부 봉사를 이어가는 지체장애인 서은자(53·전북)씨, 대전 성심당에서 일하는 발달장애인 장현준(34·대전)씨도 각각 네일아트와 제과·제빵 분야에서 입상에 도전한다. 81세 최고령 출전자도 있다. 6.25 전쟁 당시 군용 트럭에 치여 한쪽 다리를 잃은 박용삼(경북)씨는 양복 직종에서 실력을 겨룬다.
입상자에게는 정규직종 기준 금상 1200만원 등의 상금과 함께 2년간 해당 직종 국가기술자격 기능사 필기·실기시험 면제 혜택, 제11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 자격도 주어진다.
이정한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보여주는 의지와 열정, 그리고 우수한 기술력은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해주고 있다”며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름없이 공정한 기회를 갖는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