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 권한을 특별위원회에서 상임위원회로 바꾸려던 시도가 무산됐다.

부산시의회는 시의회 운영위원회가 최근 ‘부산시의회 인시청문회 조례 개정안’을 부결시켰다고 4일 밝혔다.

개정안은 시 산하 공공기관장 임명 시 진행하는 인사청문회 권한을 각 기관이 속한 상임위원회로 넘기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 조례는 인사청문특별위위회에서 진행하는데 각 상임위에서 선출된 13명 이내의 의원들로 구성해 한시적으로 운영해 왔다.

출발은 순조로워 보였다. 대표발의자인 김태효 시의원을 포함해 총 17명의 시의원이 발의안에 찬성했다. 조례를 논의할 상임위인 운영위 소속 총 13명의 시의원 중 9명이 발의에 동참했다.

하지만 막상 회의에 임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소관위가 해당 인사청문을 직접 주관하자는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특정 상임위에 대상 기관이 집중되는 문제와 상임위 간 다양한 이해관계 우려 등이 부각됐다.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 중 인사청문 대상은 10개 기관이다. 10개 기관을 상임위별로 나누면 기획재경위원회가 4곳(부산경제진흥원·부산테크노파크·부산신용보증재단·부산연구원)으로 가장 많다. 건설교통위원회는 가장 규모가 큰 부산교통공사와 부산도시공사, 복지환경위원회는 부산환경공단과 부산의료원이 각각 대상이다. 행정문화위원회는 부산관광공사, 해양도시안전위원회는 부산시설공단이 소속돼 있다. 교육위원회는 단 1곳도 없다.

상임위 위원들만 전문적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발의안에 찬성했던 의원이 이견을 제시하는 경우도 생겼다.

한 시의원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어 상임위를 배정받지 못한 위원들이 특위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장점”이라며 “타 상임위에서 보는 다양한 시각들은 절충하면서 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효 시의원은 “상임위가 맡으면 전문성 강화와 함께 보다 신속하고 일관된 청문절차가 가능해 질 수 있어 행정의 효율성과 청문회의 효과적인 운영을 도모할 수 있다”고 발의 취지를 설명했지만 상임위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강철호 부산시의회 운영위원장은 “서로 상충되는 안을 당장 처리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었다”며 “향후 새로운 대안을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전국 각 시·도 의회 인사청문 권한은 특위와 상임위로 혼재돼 있다.

특위에서 인사청문을 진행하는 곳은 대구 대전 경기 광주 전북 제주 충남 충북 등 대부분이고, 상임위에서 하는 곳은 경남 경북 등 일부다. 서울시는 부시장과 공사·공단은 특위에서 출자·출연기관은 상임위에서 진행한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