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물류센터 3~4년 공급절벽
이미 공급과잉, 2023년 고점 찍고 감소세 뚜렷 … 2분기 거래량 증가는 경·공매 때문
수도권 물류센터 공급량은 2023년 4분기를 고점으로 공급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공급량은 전년대비 37% 감소했고 연간으로 33% 감소할 전망이다. 2025년 공급량은 지난 7년 평균 대비 40% 이상 감소하며 2018년 이래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젠트타메이트 등 부동산시장 분석기관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 물류센터 시행사들이 단기차입금(브릿지론)을 차환하지 못해 토지 상태로 진행되는 경공매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브릿지론 단계에서 물류센터 부지가 매각될 경우 다른 용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전체 물류센터 공급량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확산시기인 2021년 물류센터 공급이 대폭 늘어나면서 올해 완공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이들 물류센터는 초기 선매입 계약을 했지만 이후 물류센터 공급과잉으로 계약 미이행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방침을 세우자 재정한계에 직면한 사업자들이 금융조달에 실패하면서 대규모 부실채권시장도 조성되고 있다.
이천 푸드누리 물류센터, 야탑 물류센터 등이 최근 공매로 넘어간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들은 모두 최초 감정평가액 대비 30~40%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대체로 수요가 낮은 저온 물류센터의 상온 물류센터 변경이 필요한 곳으로 높은 할인율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물류센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시행사 채무상환 실패로 시공사가 채무인수 형태로 물류센터를 인수하는 대위변제 사례도 늘고 있다. 2021년 4%대이던 수도권 물류센터 자본화율(cap rate)이 상승해 2024년 2분기 5.7%를 기록했다.
2분기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량은 전분기 대비 2배 증가한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물류센터 거래량이 증가한 것은 경·공매 확대 때문이기도 하다. 상반기 물류센터 거래 중 경공매를 통한 소유권 이전이 3167억원(6건), 시공사의 채무인수건이 3654억원(4건)에 이른다. 경매로 소유권이 이전된 곳은 △원플러스 물류창고 △원창동 물류센터 △별내ONE 물류 △HIVE 군량 등이다. 시행사가 PF대출상환에 실패하고 책준 의무를 진 시공사가 채무인수 형태로 대위변제 후 소유권이 이전된 사례도 증가했다. 화성산업 디엘건설 등이 이에 해당되는 시공사다.
물류업계는 현재는 물류센터가 과잉이지만 5년 후 공급감소로 물류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물류센터 인허가와 준공까지 4~5년이 걸리기 때문에 2025년부터 신규 물류센터 인허가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기도 한다. 물류센터 개발 R사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가 폭증하면서 공급에 제동이 걸렸고 이미 준공한 물류센터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라며 “실제 수요자는 가격이 더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