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찾아달라” 구급대 요청 증가
전문의 부재에 재이송도
119 구급상황관리센터에 “병원을 찾아 달라”는 구급대 요청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전문의 부재 등에 따른 재이송 사례도 크게 증가했다.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공백 장기화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병원 선정 건수는 총 1197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19건)에 비해 131% 증가한 것이다. 구급상황관리센터는 구급대 요청 시 환자의 중증도를 판단해 이송할 병원을 선정한다. 기존에는 구급대가 응급처치를 하며 직접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았지만 업무 부담이 너무 커 소방청은 2월부터 구급상황관리센터 역할을 강화했다. 여기에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응급실 의료진이 부족해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병원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정성국 의원(국민의힘)이 소방청에서 받은 구급대 재이송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10일까지 구급대가 환자를 네 차례 재이송한 사례는 17건이다. 이는 지난해(16건)와 2022년(10건) 연간 기록을 웃돈다. 두 차례 재이송된 사례(78건)도 지난해 1년간(84건)의 기록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119 재이송 2645건 중 40.9%(1081건)는 ‘전문의 부재’가 원인이었다.
지난달 9일 서울 지하철 1호선 구로역에서 사고로 다친 작업자가 전문의 부족으로 16시간 동안 병원 여러 곳을 전전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장세풍·김신일·김규철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