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10월 재보선…서울교육감, 보수·진보 동원경쟁 불가피

2024-09-05 13:00:20 게재

교육감 후보 단일화 논의 본격화 … 새 지도부, 정치력 시험대

국민의힘·민주당, 영·호남 강세지역 단체장 수성 여부도 관심

10월 재보궐에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추가되면서 판이 커졌다. 당초 거대양당의 단체장 공천 경쟁에 쏠렸던 관심이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놓고 벌이는 보수-진보진영 경쟁으로 옮겨갈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양 진영의 후보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여야가 새 지도부를 출범시킨 직후 치러진다는 점에서 이후 정치지형 흐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직원들 앞에서 입장 밝히는 조희연 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달 29일 서울시 교육청에서 대법원 선고에 대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10월16일 재보궐 선거는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군수·곡성군수 등 기초단체장 선거에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추가됐다. 여야가 단체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놓고 교육계 인사들의 출마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기존 강세지역에서 정치적 우위를 확인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줄곧 우위를 보인 지역이다. 국민의힘 공천이 핵심변수가 될 것이란 뜻이다. 금정구청장 자리를 놓고 국민의힘에선 예비후보 5명이 공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최봉환(65) 금정구의회 의원, 김영기(67) 전 부산시 건설본부장, 최영남(67) 전 부산시의원, 박승기(54) 사회복지법인 천혜복지재단 이사장, 홍완표(75) 전 금정구의회 의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백종헌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준호 부산시의원의 출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이번 공천에 앞서 시·도당 관할로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당은 5일부터 이틀간 후보자 신청을 받는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로는 금정구의회 부의장 등을 지낸 조준영 구의원과 이재용 구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국혁신당에선 류제성 변호사를 단수 공천됐다. 조국혁신당은 금정구청장 보선과 관련해 민주당에 야권단일화를 제안했다.

인천 강화군수 보선도 국민의힘 공천결과에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16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인사가 14명에 달한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5~6일 후보자 접수·면접을 진행한 후 심사를 통과한 후보자들은 9~10일 1차 경선을, 여기서 1~4위까지 4명을 상대로 12~13일 2차 경선을 다시 치러 공천자를 확정할 방침이다.

전남 곡성과 영광군수 보선은 민주당의 공천경쟁이 치열하다. 민주당은 당내 경선을 통해 장세일 전 전남도의원을 영광군수 후보자로 확정했다. 또 곡성군수 후보자 확정을 위해 강대광 전 곡성군의원, 유근기 전 곡성군수, 정환대 전 전남도의원, 조상래 전 전남도의원 등 4명을 대상으로 6~7일 100% 국민참여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호남권 보궐선거 총력전을 선언한 조국혁신당도 공천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4일 후보자 모집을 마친 가운데 영광군수 선거에는 오만평 전 경기도 의원과 장현 전 호남대 교수, 정광일 김대중재단 수석부위원장, 정원식 여성항일운동연구소장이 후보 신청을 했다. 또 곡성군수 후보 경선에는 박웅두 전 곡성교육희망연대 대표, 손경수 전 공군 대령이 후보 신청을 했다.

혁신당은 5일 신청자 전원에 대해 면접심사를 하고, 최고위에서 최종 경선 후보자를 선정한다. 눈에 띄는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이들 전원이 경선을 치르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은 100% 국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치러진다. 민주당의 공천결과에 반발한 일부 인사의 이탈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 등이 점쳐지는데 조국혁신당의 ‘호남 정치 경쟁구도’ 전략이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보궐 선거 주목도를 키운 서울교육감 선거는 보수-진보후보 단일화 여부가 최대 쟁점이다. 특히 보수진영의 경우 후보 분열로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인사에게 잇따라 패배한 전례를 안고 있어 ‘단일화 노이로제’라는 말이 돌 정도다.

지난 2022년 선거에서는 보수인사인 박선영, 조전혁, 조영달 후보가 각자 출마해 각각 23.1%, 23.49%, 6.63%의 득표율을 기록해 38.1%를 득표한 조희연 전 교육감에게 당선인 자리를 내줬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에서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측인 ‘바른교육국민연합’은 전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진보진영도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최종 후보를 추대하기 위한 논의를 이미 시작했다. 6일쯤 경선 규칙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경범 서울대 교수와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강신만 서울교육청 혁신미래교육추진위원장, 안승만 전 서울시교육위원,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곽노현 전 교육감 등의 출마가 예상된다. 또 소설 ‘범도’의 작가 방현석 중앙대 교수도 출마가능성이 점쳐진다.

진보진영도 분열 가능성은 남아 있다. 민주당과의 정치적 교감이나 전교조·교사노조 등 지지층의 차이가 독자출마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각에선 보수, 진보 후보 모두 단일화 대신 2~3명의 후보가 각자 출마해 경쟁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이명환·곽재우·방국진·김신일·김기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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