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비주류 잇따라 쓴소리 내놓지만…
안철수, 정부 의료 대응 비판
김부겸 “계엄? 가능성 없다”
여야 비주류 인사들이 잇달아 쓴소리를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주류인 친윤(윤석열)과 민주당 주류인 친명(이재명) 입장과 배치되는 ‘소신 발언’을 쏟아내는 것. 내부의 쓴소리는 주류에게 약이 될 법도 하지만 여야 주류는 약속이나 한 듯 무시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5일 시사저널TV에 출연,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 사태와 관련 “참모들로부터 보고를 잘못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의사 출신인 안 의원은 윤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의대 정원 증원에 “2025년 증원부터 유예해야 한다”고 반박한 바 있다. 여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기에 눌려 눈치만 보는 상황에서 안 의원이 연일 소신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과 대선 당시 후보단일화를 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까지 지냈던 안 의원이지만,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에는 비주류로 밀리면서 소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안 의원은 지난 7월에는 여당 내에서 유일하게 ‘채 상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졌다. “국민과 멀어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는 이유였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2022년 대선 경선에서 윤 대통령과 맞붙은 이후부터 비주류의 길을 걷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 친윤을 겨냥한 쓴소리를 2년 넘게 쏟아내고 있다. 유 전 의원은 5일 SNS를 통해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2000이라는 숫자 하나에 꽂혀 이 어려운 의료개혁을 쉽게 하려 했던 단순무식한 만용부터 버려야 한다”며 윤 대통령을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에는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겨냥해 “지난해 광복절에 이어 오늘도 대통령의 경축사에서 일본이 사라졌다. 이러다가 독도까지 잘못되는 거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부겸 전 총리는 5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주류 친명이 주장하는 계엄설을 일축해 눈길을 끌었다. 김 전 총리는 “뜬금없고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다”며 “무슨 근거로 그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지만, 계엄령이라는 게 옛날처럼 무소불위의 권한이 행사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국회에서 해제를 요구하면 바로 해제해야 하므로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지난 1일 여야 대표회담에서 “최근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며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문건)을 보면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회의원을 체포, 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친명 의원들은 앞다퉈 계엄설을 흘리고 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