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동부 마을 추가 점령”
병참거점 확보해 군수물자 조달에 타격 … 쿠르스크 주변선 공습 주고받아
AFP 통신, 뉴욕타임스(NYT), RT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 노보그로디우카 마을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이 마을은 우크라이나군 병참 거점인 포크로우스크에서 불과 12㎞ 거리여서 만약 포크로우스크가 러시아군에 넘어가면 군수물자 조달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지난달 18일과 20일에도 러시아 군은 또 다른 포크로우스크 인근 마을인 스비리도니우카와 노브고로드스코예를 점령했고, 이달 들어 일부 병력이 포크로우스크에서 10㎞ 떨어진 곳까지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러시아군의 이번 점령 발표는 다음 목표가 곧바로 병참 거점인 포크로우스크임을 암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알렉산드로 시르스키 장군은 지난주 CNN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방어선을 안정시켰고, 러시아의 포크로우스크 공격이 1미터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러시아군의 남쪽 방향 이동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NYT는 이와 관련 “러시아 군은 8월 내내 빠르게 진군하며 서쪽으로 열린 들판과 작은 마을을 넘어 밀고 들어갔다”면서 “러시아의 진격은 남쪽 방향으로 계속돼 포크로우스크와 쿠라호베 사이의 우크라이나 점유 영토를 거의 포위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관영매체 RT도 일주일 동안 러시아 군이 도네츠크 인민공화국(DPR) 서쪽과 남서쪽으로 계속 진군해 프티치예, 스쿠치노예, 카를로브카, 자베트노예, 주라브카 등 여러 마을을 점령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RT는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침공은 기세를 잃은 듯하며 전선은 대부분 정체상태로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양쪽 모두 이 지역에서 영토적 이득을 얻지 못한 상태로 공방만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쿠르스크 전황과 관련 “우크라이나군은 하루 동안 병력 510명, 탱크 3대, 장갑차 15대, 포 2문, 전자전 장비 등을 잃었다”며 “아나파소프카 등 여러 지역에서 진입하던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한 결과”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진입 이후 한 달여간 러시아군의 반격으로 발생한 우크라이나군의 손실은 병력 1만1천여명, 탱크 87대 등에 이른다고 러시아 측은 집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동부전선 격전지인 도네츠크 외에도 쿠르스크 인근 접경지역과 동북부 하르키우, 남부 헤르손 등지에서 공습을 주고받았다.
러시아군은 쿠르스크와 벨고로드, 크림반도 등지에서 우크라이나를 향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날려 하루 동안 11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공군이 밝혔다.
또 러시아 벨고로드에서는 이날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습이 있었다고 현지 지방정부가 밝혔다. 바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이날 “벨고로드 마을 4곳에 드론 공격이 발생했지만 현재까지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벨고로드주 드로노브카 마을에서 차량 1대가 부서졌고 노보페트로프카와 무로프 마을에서는 주택 2채가 파손했으며 다른 마을 1곳에서는 기업 시설에 경미한 피해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